"홈플러스 응원하러 왔어요"···회생절차 속에서도 '북적북적'

2025-03-09

"줄이 왜 이렇게 길어 홈플러스 안 망하겠네"

정기휴무일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저녁, 홈플러스 강서점에 들어가기 위한 에스컬레이터에서부터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매장 안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붐비는 모습이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정상 영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12일까지 '홈플런' 행사를 이어간다.

매장 내 북적이는 고객과 달리 빵, 디저트류의 일부 델리 코너 매대는 텅 비어있었다. "납품이 제대로 안돼서 물건이 없는거냐"는 질문에 직원은 "진작에 다 팔려서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신선식품 납품업체 가운데 납품 중단을 논의 중인 업체는 한 곳도 없다.

홈플러스 강서점 델리코너 직원은 "평소와 다름없이 고객이 북적이고 있다. 홈플런 행사라서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이다. 특히 인기가 좋은 당당치킨 등 상품은 여전히 잘 팔린다. 고객이 지금처럼 계속 찾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장을 방문했을 당시 '싱싱회관' 코너의 회 제품과 '당당치킨'은 매대의 절반도 차지 못할 정도로 판매가 됐다.

가공품 매대도 평소와 다름없이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6일 잇따른 협력사 이탈로 영업 중단 고비를 맞았다가 대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오뚜기,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등 3곳이 홈플러스 납품을 재개했거나 재개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동서식품·팔도 등은 여전히 납품을 중단한 상황이다.

신선식품도 평소와 비슷했다. 각 매대마다 여러명의 고객들이 진열된 상품을 고르고 있었다. 홈플러스 강서점 신선 식품 직원은 "행사 상품 여전히 잘 팔리는 상황이며, 진열을 하자마자 고객들이 구매해가는 상품들이 많아서 일하기는 바쁘지만 매장에 활기가 있어 기분이 좋다. 신선뿐 아니라 점포 매출도 잘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가전제품 코너는 상황이 달랐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가전제품 업체의 매장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고객들은 대부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상황을 알고 있었다.

가전제품 코너를 한참을 구경하다가 나온 한 고객은 "식품은 결제하면 바로 집에 가져갈 수 있지만, 전자제품은 매장에 따라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이벤트 가격에 구매를 할까 했지만 워낙 고가인 만큼 구매를 신중히 하고싶다"고 말했다. 양사는 홈플러스가 이날부터 오는 12일까지 진행하는 창립 기념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의 주축 중 하나지만 식품사들과 마찬가지로 대금 문제로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가 일부 재개했다.

입장이 어려웠던 만큼 매장을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홈플러스를 찾은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 만큼 결제 대기줄도 길게 늘어졌다. 이날 홈플러스를 방문한 고객들은 입을 모아 "홈플러스가 없어지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20대 A씨는 "할인도 받고 상품권도 빨리 소진하려고 매장을 찾았다. 홈플러스가 잘 되길 바라지만 어쩔수 없이 티메프 사태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CJ푸드빌 등 제휴사들은 변제 지연 등을 우려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가족들과 매장을 방문한 30대 B씨는 "홈플러스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 주변 사람들과 얘기해도 모두가 홈플러스 현 상황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여기 매장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가 있다는 C씨는 "아무래도 마트는 집 앞에 있는 곳으로 가게 되는 것 같다. 아이가 홈플러스 문화센터에 다니고 리뉴얼한 점포라 예전보다도 더 자주 왔었는데 뉴스를 보고 안타까웠다. 우리 가족처럼 잘 다니는 고객들이 많으니 장사가 더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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