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려 전자발찌 차고 외출”…1·6 폭동 가담자들 축제 분위기

2025-01-2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돌아오자 4년 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의회 의사당에 습격해 폭동을 일으켰던 이들도 취임식 현장을 찾았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취임식이 열린 수도 워싱턴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렸으며, 1·6 의회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이들도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들에게 워싱턴은 “범죄 현장”임에도 “승리감”에 취한 모습이었다면서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군대가 패배한 군대를 몰아내고 수도에 입성하는 장면 같았다”고 전했다.

4년 만에 워싱턴에 와본다는 콜로라도 출신 레베카 라브렌즈(72)는 왼쪽 발목에 검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로 취임식을 보러 왔다. 라브렌즈는 의회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6개월간 자택 구금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번 취임식을 보기 위해 법원에서 특별 외출 허가를 받았다.

이날 워싱턴 거리에 모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라브렌즈는 ‘영웅 대접’을 받았다고 WSJ는 전했다. 그에게 “응원한다” “동경한다”고 외치며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가방조차 제대로 챙기지도 못할 정도 였다고 한다. 라브렌즈는 “너무 벅차오른다. 사람들이 우리 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닫게 됐다”며 울먹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1·6 의회 폭동으로 가택연금 4년형을 선고받은 브랜던 스트라카는 이날 이날 법원 외출 허가로 워싱턴을 방문해 “지난 4년은 매우 길고 잔인했다. 매우 힘들었다”며 “그(트럼프 대통령)가 나를 사면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4년 전 폭동의 현장이었던 의회 의사당에서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직후 행정명령을 통해 2021년 1월 6일 의사당 폭동과 관련된 혐의로 기소된 자신의 지지자 1500여명을 사면하고 14명을 감형했다.

이로써 미국 민주주의 역사상 최악의 위기로 꼽히는 ‘1·6 폭동’ 사건에 관한 수사는 사실상 종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이미 유죄가 확정됐거나 폭력을 쓴 이들은 사면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시사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취임 첫날 “거의 전원”을 사면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당시 폭동을 선동한 혐의로 형사 기소됐지만 ‘현직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미 법무부 관행에 따라 기소가 철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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