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NDC 2025…"게임시장 위기, '재미'에 집중해야"

2025-06-24

이정현 "본질인 '재미'에 집중… 기술보다 중요한 기본"

박용현 "해외서 성공하려면 개발·마케팅 문법 바꿔야"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가 24일 6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선 변동성이 큰 게임 시장에서 한국 게임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 등이 오갔다. 특히 국내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초대형 흥행작을 수년 안에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이정현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이날 경기도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혁신센터 등에서 열린 'NDC 25'에서 개회사를 통해 게임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본질인 '재미'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게임 산업은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게 바뀌고 있다. 소수의 대형 지식재산권(IP)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하며 산업 전반의 양극화가 뚜렷해졌다"며 "AI(인공지능)와 웹3와 같은 기술 흐름이 더해지면서 게임 만드는 과정은 점점 더 복잡하고 정교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라이브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어 단순한 게임 플레이를 넘어서 콘텐츠를 어떻게 소비하는지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된다"며 "이때 기본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기술이 바뀌고 시장 환경이 달라져도 결국 유저는 재미있는 게임을 기억하고 이런 게임을 다시 찾는다는 걸 여러 번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 산업에서는 본질인 재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넥슨을 이끌며 변함없이 가져온 가치가 있다. '재미'라는 가치를 이끌기 위해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런 고민과 노력은 자연스럽게 넥슨의 전략으로 이어진다. 넥슨은 유저의 기대와 기술 환경 변화 속에서 라이브 서비스를 꾸준히 변화해오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의 분석 체계와 정교한 운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 대표는 올해 NDC에 IP 분야가 추가된 점도 짚었다. 이 대표는 "이번에는 특히 (NDC에) IP 분야를 신설했다"며 "오버워치, 승리의 여신: 니케, 쿠키런: 킹덤 등 주요 게임 IP 관련 주제도 공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우리가 빅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주제로 키노트 강연에 나선 박용현 넥슨코리아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는 "PC 라이브 게임, 모바일 게임, 패키지 게임 시장 모두 정체에 빠졌거나 위기를 맞고 있다"며 '게임시장 위기론'을 꺼내들었다.

박 대표는 "국내 PC방 순위를 보면 2020년 이후 나온 게임은 별로 없고 출시한 지 10년 넘은 게임들 위주고, 글로벌 스팀 순위 상위권 절반 이상도 5∼10년 묵은 게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바일 게임도 새로운 게임이 진입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틱톡이나 유튜브의 매출이 이미 게임을 뛰어넘고 있다"며 "패키지 게임의 경우 트리플A급 게임 개발 비용은 1조 원대에 달하고 2000만 장 이상은 팔아야 본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기회의 문이 열려 있는 시간은 앞으로 수년뿐이다. 우리도 개발 비용이 늘어나고 있고, 해외 개발사도 한국의 강점인 라이브 서비스 경험을 쌓고 있으며, 한류 유행도 언젠간 식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대표는 넥슨을 비롯한 국내 대형 게임사가 이 같은 상황을 게임 마케팅 방식의 전환과 제작 방식의 혁신 등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등 성공적인 해외 게임 사례를 들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패키지 게임들은 수년 전부터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기대감을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게임 출시 약 두 달을 앞두고서야 비로소 트레일러를 공개하고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며 "하지만 신규 IP를 만들어 팔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트레일러로 오래 전부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 대표는 또 "대형 신작을 만들기 위한 조직이 커질수록 조직 자체를 유지하는 비용이 커지고, 같은 비전을 공유하기도 어려워진다"며 "글로벌 개발사들은 이에 게임을 여러 덩어리로 쪼개 여러 지사에서 개발하거나, 개발·아트·기획 같은 직군별 조직이 아닌 10~20명 안팎의 소규모 개발 조직이 콘텐츠 단위로 개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그렇게 개발하면 되는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확실한 것은 기존에 우리가 하던 방식이 글로벌 대작 시장에선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NDC는 2007년 시작해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게임 산업 지식 공유 행사다. 올해 NDC는 오는 26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성남시 넥슨 판교사옥 및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콘퍼런스에서는 게임 개발과 관련된 총 10개 분야 49개 세션이 진행된다. IP 확장, 기획·개발 노하우, 생성형 AI 데이터 분석 등 게임산업의 최신 화두를 조망하고 다양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될 전망이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