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수미 아들 내외 “엄마 생전 책 집필…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2024-10-26

“은퇴 후 음식으로 봉사활동 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지난 25일 세상을 떠난 배우 고 김수미의 아들 정명호 나팔꽃 F&B 이사와 배우 서효림이 26일 연합뉴스에 고인이 생전 집필하던 책에 대해 말했다.

정 이사는 “엄마가 워낙 글 쓰는 걸 좋아하시는데, 집에 가서 보니 손으로 써둔 원고들이 꽤 많더라. 책 제목도 미리 정해두셨는데 ‘안녕히 계세요’였다. 은퇴 후 음식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이사는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후배들을 향해 ‘나도 평생 조연으로 살았던 배우로서 말해주고 싶다. 지금 힘들고 슬럼프가 있더라도 이 바닥은 버티면 언젠가 되니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남겼더라”고 책 내용을 전했다.

서효림은 고인이 대중에게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마음이 약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면서 “사람들이 ‘욕 한 번 해주세요’ 할 때마다 속으로 굉장히 싫으셨다고 했다. 그만큼 너무 여린 엄마였다” 면서 “최근 엄마가 회사 일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고 힘들어하셨던 건 사실이다. 그럴 때 제가 그랬다. ‘엄마, 우리 여배우끼리 얘기해보자.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되지. 우리가 쓰러져도 무대에서 쓰러져야지’. 그랬더니 엄마가 ‘마음은 나도 너무 같은데 몸이 안 따라준다’고 하셨다. 많이 여린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서효림은 “조문 와주신 분들 모두 ‘황망하다’, ‘어제도 통화했는데’, ‘사흘 후에 보기로 했는데’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셨다”며 “늘 동료와 후배, 그중에서도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을 먼저 챙기셨다. 음식 한 번 안 받아본 분들이 없더라”고 했다.

고 김수미의 빈소에는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포스터 속 사진이 영정으로 놓였다. 아들 내외는 “생전에 늘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영정사진으로 써달라고 말씀하셨다”면서 “모든 부모 잃은 자식의 마음이 같겠지만 더 잘하지 못해서 후회되고, 그래도 엄마와 만나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김수미는 지난 25일 심정지 상태로 자택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전 서울 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사인은 고혈당 쇼크사로 전해졌다.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국민드라마 ‘전원일기’ 에서 ‘일용엄니’ 연기로 사랑 받았다. 이후에도 일용엄니 캐릭터를 발판 삼아 솔직한 입담과 찰진 코미디 연기로 대중에 기쁨을 줬으며, 2018년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을 내놓기도 했다. 정이 많아 음식을 나누는 것으로도 유명했으며, 많은 후배 연예인들은 그를 ‘엄마’로 부르며 따랐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1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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