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보통 햇빛 모아 특수 광선 만들어 쏴
광선 맞은 위성 태양 전지 전력 ‘최대 10배’
지구 궤도서 각 위성에 손전등 불빛처럼 발사
‘인공지능 탑재’ 위성 운영 용이하게 할 방안

# 창밖으로 달이 보이는 우주선 안. 이곳에는 어둠과 적막이 가득하다. 우주비행사 3명은 겨드랑이에 손을 꽂은 채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다. 입에서는 숨 쉴 때마다 하얀 입김이 흘러나온다. 너무 추워서 생기는 일이다.
원래 우주선 내부는 쾌적한 온도가 유지된다. 우주선 내부가 이렇게 춥다는 것은 영하 200도까지 떨어지는 우주의 냉기 일부가 우주선 벽을 타고 넘어 내부로 전해진다는 뜻이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는 우주선 외부 장치에서 폭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때 생긴 기기 손상 때문에 우주선 전력 생산이 중단됐다.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로 귀환하려면 필수 전자기기만 돌려야 했고, 이 때문에 우주선 내 난방 장치까지 끈 것이다. 1970년 4월, 달로 향하던 아폴로 13호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미국 영화 <아폴로 13> 줄거리 일부다.
결국 우주 비행사들은 영화나 현실에서 모두 지구로 귀환했다. 하지만 만약 스스로 전력을 만들 수 있는 태양 전지판이 아폴로 13호 동체에 붙어 있었다면 이들은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됐을까. 확신하기 어렵다.
현재 태양 전지판은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 대부분이 붙이고 있는데, 일반적인 중·소형 위성에서 만드는 전력은 가정용 전자레인지 1~2대를 돌릴 수준에 그친다.
현재로서는 외부에서 위성에 전력을 공급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우주에서 전깃줄을 연결하는 일 자체가 가능하지 않아서다. 그런데 최근 이런 고민에 대한 참신한 해답이 나왔다. 위성이 지금보다 최대 10배 많은 전력을 생산할 방법이 고안된 것이다.

광선 쏴 전력 생산 시연
지난달 미국 우주기술 회사인 스타 캐처 인더스트리는 위성에 장착되는 태양 전지판에 특수한 광선을 쏴 전력 생산 능력을 높이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자료를 통해 밝혔다. 실험 장소는 플로리다주 미 항공우주국(NASA) 소재 케네디우주센터 야외였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태양 전지판이 이 광선을 맞고 생산한 전력은 1.1㎾(킬로와트)다. 스타 캐처는 전송 거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사진으로 공개한 실험 장면을 보면 광선이 발사돼 수신된 지점 사이 거리는 수㎞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이 실험은 그저 평범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꿀 강력한 잠재력을 지닌 시도였다.
현재 인류가 운영하는 인공위성은 모두 ‘알아서’ 전기를 생산한다. 자가발전만 가능하다는 뜻이다. 위성 동체에 날개처럼 붙은 태양 전지판을 이용해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주에는 위성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전깃줄을 연결할 수도 없고,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기술도 현재로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에 스타 캐처가 제시한 기술은 이런 한계를 깨뜨리는 것이 목표다. 스타 캐처는 자신들이 만든 기술을 ‘광학 전력 광선’이라고 불렀다.
이 기술의 핵심은 보통 햇빛을 ‘정제’해 태양 전지판이 전력을 만들기에 딱 좋은 파장의 빛만 골라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강력한 광선 형태로 ‘농축’한 뒤 지구 궤도에 떠 있는 다수 위성의 태양 전지판을 향해 쏘는 것이다.
스타 캐처는 공식 자료를 통해 “각 위성은 기존 태양 전지판을 개조하지 않고도 광선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들은 그저 평소대로 태양 전지판을 펼쳐 두기만 하면 된다. 가공을 거치기는 했지만 광선의 본질이 여전히 햇빛이기 때문에 생기는 장점이다. 새 기술 실현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했을 때 나타날 상황은 놀랍다. 광선을 맞은 위성의 태양 전지판은 보통 햇빛에 노출됐을 때보다 2~10배 많은 전력을 만들 것으로 스타 캐처는 전망했다.
이를 통해 위성은 내부 전자기기를 돌릴 전력을 쉽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위성을 초고속 무선 충전기에 꽂힌 스마트폰처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귤과 같은 과일이 아니라 공장에서 만든 알약을 먹어 비타민C를 다량 섭취하는 격이다.
스타 캐처는 내년에 이 광선을 지구 야외가 아니라 우주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현장 시연에 나서는 것이다. 큼지막한 거울을 닮은 시설물을 지구 궤도에 띄운 뒤 햇빛을 농축해 광선을 만들고, 이를 주변 위성에 손전등 불빛처럼 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기술이 상용화하면 인공지능(AI)을 위성에 탑재하는 최근 흐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AI는 위성이 카메라로 꼭 찍어야 할 지상 표적을 자동 추적하거나 촬영한 사진 중 품질이 낮은 것을 알아서 걸러낼 수 있다. 위성 운영 효율을 올리는 수단이다.
스타 캐처는 “AI 장비를 위성에서 사용하려면 전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는 전력 소모량이 많은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위성에 다량 탑재하기 어렵지만, 고농축 햇빛을 광선으로 만들어 각 위성에 쏴 주는 기술로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술은 위성 외에 다른 곳에서도 쓰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장소는 달 기지다. 스타 캐처는 “달에서는 매달 2주 동안 연속으로 밤이 이어지고 빛이 영구적으로 들지 않는 지역도 있다”며 “이런 장소에서 각종 탐사 장비가 에너지를 잘 생산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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