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맞아 희망과 설렘으로 가득해야 할 순간이지만, 지난 연말의 가슴 아픈 비극 앞에 잠시 멈춰 섭니다. 제주항공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으신 유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12·3 내란:대한민국의 아침을 흔든 폭거
지난 12월 3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윤석열과 그 일당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짓밟으며, 헌법기관을 무력으로 유린했습니다. 민주주의의 심장을 겨냥한 폭력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경제와 사회를 혼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환율은 IMF 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 폭등했고, 주식시장에서는 하루 만에 79조 원이 증발했습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국민의 삶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었고, 특히 서민들은 불안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사태를 초래한 내란 주동자들은 진실 앞에서 침묵하고 있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내란수괴를 옹호하는 데 급급할 뿐입니다.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대한민국의 존립이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아보하와 무해력: 평범한 하루를 지킬 의무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언급된 두 가지 트렌드,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와 무해력(무해한 매력)은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과 묘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아보하’는 특별하지 않지만 평온한 일상에 감사하는 새로운 행복의 기준을 제시합니다. 12.3 내란과 항공 참사는 우리 국민의 ‘#아보하’를 송두리째 빼앗았습니다. 평온했던 하루가 무너지고, 이유 없는 폭력, 예측할 수 없는 재난과 사고 속에서 국민들은 언제 어디서 위협이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저성장, 고물가, 고금리라는 삼중고 속에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소상공인들의 상황은 정말로 심각하기까지 합니다. 경제적 불안은 일상적인 삶의 질을 위협하고, 가족과 함께 편안히 그리고 평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보통의 하루’를 보낼 희망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해력(무해한 매력)’은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판다 ‘푸바오’처럼, 귀엽고 해롭지 않은 대상이 사랑받을 것이라는 겁니다. 사방에서 우리를 옥죄고, 공격하는 험한 세상에서 ‘무해력’은 편안함을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총을 쏴서라도 의원들을 끌어내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 “두 번 세 번 계엄을 선포하면 된다”라는, 정말 ‘유해한’ 사고를 가진 대통령이 이끄는 나라는 최소한의 희망도 없습니다. 결국, 평범하고 편안한 일상을 꿈꾸는 국민으로부터 윤석열은 외면당하고 말았습니다.
2025년, 정의와 평화가 되살아나는 한 해가 되기를
그동안 새해 소망이 성장과 번영 그리고 돈과 건강이었다면 올 해의 소망은 이전보다 규모는 훨씬 작아졌습니다. 우리 국민에게 더 이상 특별하고 대단한 행복을 드리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평범한 하루는 잃지 않도록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한민국을 정의와 민주주의가 되살아나는 나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2025년 새해에는 슬픔과 혼란을 딛고, 국민 모두가 ‘보통의 하루’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윤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정책위원회 선임부의장, 조직강화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윤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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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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