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에나 작품들이 넘쳐나는 예술의 홍수시대이지만 그렇다고 시대를 관통하는 예술작품을 소장할 기회는 흔하지 않다. 누구나 자신이 소장한 작품의 가치가 높아지기를 바라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에, 우리가 예술에 대한 통찰력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구겐하임의 선례를 통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구겐하임이 남긴 선택과 통찰
—‘이미 비싸진 것’이 아닌 ‘아직 이해받지 못한 것’
성공적인 예술 컬렉션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구겐하임 미술관의 컬렉션 전략이다. 당시 많은 이들이 가치가 상승하는 인상파 작품에 환호할 때, 구겐하임은 예술계의 주류였던 인상파 작품보다는 오히려 생소했던 추상표현주의에 과감히 전념했다. 그들의 선택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닌, 미술의 흐름이 19세기 말의 자연 지향적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 내면과 정신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향성을 읽어낸 결과였다. 대중들이 추상표현주의를 온전히 이해하기도 전에, 구겐하임은 이미 그 사조가 향후 예술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리라는 것을 예견했던 것이다.
이 결정은 시간이 흐른 뒤 거대한 가치가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구겐하임이 수집한 그 ‘난해한 작품들’은 훗날 20세기 미술의 중추이자 핵심 자산이 되었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교훈은 단순하다. 예술 투자는 ‘예술사적 흐름’을 읽는 능력이며 미래를 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시대에 예술의 미래를 본다는 것
—‘팝아트’에서 ‘스트릿아트’로의 사조의 전환

최근 글로벌 미술 시장은 다양성이 극대화되고 있으면서도 사조의 전환에 있어서는 구겐하임 시절과 비슷한 흐름이 느껴진다. 20세기 후반을 강타했던 팝아트 작품들은 여전히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반면에 미술관과 갤러리 등에서는 향후 미래를 준비하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변화가 감지된다. 바로 도시의 언어를 기반으로 한 스트릿아트가 팝아트의 자리를 서서히 대체하며 새로운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사조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팝아트는 몇십 년의 기간이 이어지며 혁신보다는 이미 가치가 완성되어버린 모습을 보이는 반면, 스트릿아트는 도시의 내재된 감정, 사회적 갈등 등 현시대의 모습 그 자체를 담아내며 주류 사조로서의 영역을 점점 더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그래피티가 미술관에 걸린다는 정도의 변화가 아니라 미술계의 축을 움직이는 ‘예술적 정통성의 이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 변화의 규모에 비해 사조로서의 가치는 아직 본격적인 상승 직전에 있어 보인다. 바로 이 지점이 구겐하임 시대의 컬렉션 전략과 비슷한 관점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무엇을 봐야 하는가?
— 역사, 사회정신, 시대와의 접목
1. 사조의 역사에 남겨진 작가의 발자취
그래피티가 단순 낙서에서 예술로서 확장된 시기인 1980년대에, 사조의 시작과 함께 역사적인 발자취가 남겨져 있는 작가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조 내 핵심 작가들은 사조의 초창기에 함께 하는 경우가 많고, 핵심적인 시기 이후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작품들은 창조라기보다는 모방에 가깝다고 평가받기 쉽다.
2. 사회적 고민과 문제 제기
스트릿아트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빈부격차, 인권운동, 환경파괴 등 사회적 메시지를 예술적 표현으로 드러낸 경우가 많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회의 가치를 담아낼수록 평론가들의 호평과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다. 작가의 작품이 고뇌의 산물일수록 사조의 가치를 높이는 핵심이 될 수 있다.

3. 예술계의 지지 및 산업과의 콜라보
미술관, 주요 갤러리, 명품 기업, 심지어 국가에서도 사조를 이끄는 핵심 작가들에게 투자한다. 예술사를 장식할 만한 싹은 미리부터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장소에서의 전시, 최고 브랜드와의 협업, 프랑스의 레종 도뇌르 훈장 수여와 같은 국가적인 지지 여부는 작가가 높게 평가받을만한 요소이다.
예술 컬렉션의 본질은 ‘발전하는 가치’ 즉 미래 예술의 방향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스트릿아트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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