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폭탄에 환율 요동치는데…정부 외환 방파제 외평기금 '뚝'

2025-04-05

2022년 110조, 2023년 94조로 축소

외평기금, 2년 연속 세수 부족분에 사용

작년 말 기준 60조 '뚝'…예정처도 우려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관세 전쟁을 표방하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등장으로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외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이 2년 만에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환율 대응력이 위축됐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외평기금 유동자산은 94조5000억원으로, 전년(110조2000억원) 대비 14% 줄었다.

외평기금은 환율 안정을 위한 기금이다. 환율이 급락해 원화절상이 이뤄지면 외평기금을 통해 달러를 매입하고, 환율이 올라 원화가 절하되면 보유달러를 매도해 원화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환율 안정을 유도한다.

외평기금의 자산은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투자자산 등으로 나뉜다. 이중 유동자산은 원화나 달러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외평기금은 외환 관리를 위해 자산을 쌓아놓는 것인데, 그 중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게 유동자금"이라며 "유동자산으로 현금화를 할 수 있어 비상 상황이 닥치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지난 2023년, 2024년 발생한 대규모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외평기금을 비롯한 각종 기금을 활용했다. 지난해 기재부는 외평기금에서 4조~6조원을 조달해 세수 결손에 대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3년에도 20조원가량의 외평기금을 세수 부족분을 메우는 데 사용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세수 펑크 상황에서 외평기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국회예정처는 "세수 결손 등 재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외평기금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재원이 잠식된다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나라살림연구소는 공자기금 조기상환으로 지난해 외평기금 유동자산이 64조~69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환율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민 위원은 "외평기금 유동자산이 '얼마 정도면 적당하다'라는 기준은 없다"면서도 "전문가 대부분은 외평기금이 줄어든 현상에 대해, 정부의 외환 정책에 의한 것이 아니라 세수 부족분을 메우는 과정에서 줄었다고 판단한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재정당국인 기재부는 외평기금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불필요하게 공자기금에 예수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외평기금 내 그간 많이 쌓였던 원화를 덜어낸 것"이라며 "외평기금 자체는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정부는 22년 만에 원화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 발행을 재개했다. 지난 2003년 이후 원화 외평채 발행을 중단하고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통해 전액 예수받았지만, 올해부터 외평채를 재발행해 일부 재원을 별도로 조달한다.

100wi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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