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파엘 그로시(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핵무기 보유량이 극에 달한 북한과 같은 나라를 방치할 수는 없다"며 정상차원의 외교를 촉구했다.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미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그로시 총장은 22일(현지 시간) 미외교협회(CFR)이 워싱턴에서 '핵 확산과 글로벌 안보 위협'을 주제로 주최한 행사에서 "핵무기 저장고(nuclear arsenal)가 극에 달하는데(completely off the charts) 완전히 통제 불능한 상태의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규모 핵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우리가 이 모든 시설에 대해 우리가 어떤 안전이나 보안 조치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나는 외교관으로서 대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내게 여러 곳에서 말해온 것처럼 정상외교가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역설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두 번째, 아마도 세 번째 우라늄 농축 시설이 건설 중이며 재처리 캠페인도 진행 중"이라며 "핵무기 저장고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정상 차원의 외교를 주문한 이유로 현안을 실무자급에서 논의하는 것보다 더 쉽게 풀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북한을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