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HD현대重·한화오션, 을사년 '美 함정 MRO 경쟁' 본격화

2025-01-01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내년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두고 본격 경쟁을 펼친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 본격적으로 MRO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며 한화오션도 필리조선소를 앞세워 해당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 함정 MRO 시장에 뛰어든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7월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하며 미 함정 MRO 사업의 자격을 획득했다.

미국은 조선산업의 쇠퇴로 현재 함정 건조 및 MRO를 수행할 수 있는 조선소가 부족하다. 중국과 해양 패권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안보 위기까지 대두되고 있어 우방국들과 협력을 통한 위기 극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의 세계적인 건조, 군함,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수출뿐 아니라 보수·수리 분야에서도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MRO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달러에서 2029년 636억2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 규모만 연간 한화로 약 20조원 수준이다. 이에 양사는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한화오션이 한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 MRO 사업을 수주했고, 11월에는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 유콘함의 정기 수리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또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1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마무리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북미 조선 및 방산 시장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MRO 사업 수주전에 참여하지 않고 내실을 닦았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글로벌 특수선 야드(건조장) 가동 상황과 수익성을 현재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상황을 고려해 HD현대도 조만간 MRO 사업에 참여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미 해군의 함정 사업을 총괄하는 고위 관계자들에게 인공지능(AI) 기반 함정 솔루션과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선박,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등 함정 기술개발 역량과 중점 연구개발 분야를 설명하고 해외 함정에 대한 MRO 전략을 제안하며 협력 강화에 나섰다.

또 지난 7월 조선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 미래기술연구원 산하에 함정기술연구소를 설립, 함정 사업 핵심 전략 마련을 본격화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미 함정 MRO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함정과 MRO를 이야기한 것은 호재”라며 “조선소 효율화 등을 고려해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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