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아침] 가족의 변신

2024-12-25

인간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간다. 그곳에서 보호를 받으며, 생존의 기회를 얻게 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족의 의미는 정말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세상이 바뀌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가족의 모습도 바뀌어 가고 있다. 현대에 와서 가족의 모습은 이전에 우리가 알던 그런 모습이 아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다르고, 사람들의 옳고 그름, 가치판단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칸 영화제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이라는 일본 영화가 최우수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 했다. 이 영화는 현대인들에게 가족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한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가족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누가 진짜 가족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가족은 총 6명이다. 자상한 할머니,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인 아버지, 세탁 공장에서 일하는 엄마, 이모와 어린 소년, 어린 소녀, 이렇게 총 6명의 가족이 있다. 보기에는 평범한 가족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여느 일반가정과는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혈연으로 연결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이다. 그런 그들이 가족의 사랑과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남자아이, 가정폭력을 당하다가 구출된 어린 여자아이, 죽은 남편의 연금으로 생활하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연금과 그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그들. 그들은 어느 한 명도 혈연으로 연결되지 않은 남남이다. 그런 그들이 하나의 가족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냥 멀리서 보면 이게 무슨 가족이냐 라고 말할 수 있고, 어찌 보면 할머니의 집과 연금에 기대어 살아가는 파렴치한 인간들로 밖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그렇지 않다. 서로의 외로운 부분을 채워주고, 사랑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아주 아름다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가족이 얼마나 사이가 좋고, 아름다운 가족인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은 가족이 모두 함께 떠난 여행에서 할머니의 독백에서 알 수 있다. 바닷가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다들 고마웠어”라고 말하는 할머니의 독백장면이 나온다.

전통적으로 가족은 크게는 확대 가족과 핵가족으로 구분할 수 있다. 3代 이상의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가족을 확대 가족이라 하고, 2代 이하의 부모,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핵가족이라 했다. 핵가족도 기본적으로 결혼을 하고 부부 사이에 아이가 태어남을 기본 원칙으로 하여 가족을 규정했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핵가족이라는 개념도 2代가 아닌 부부로만 구성된 개념만으로도 핵가족의 범주에 들어간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가 많아지고 있는 현대에서는 아주 흔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즉, 무자녀 부부 가족이 이제는 핵가족이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핵가족보다 더 작은 단위인 ‘나노 가족’으로 칭해지는 ‘1人 가족’도 있고, 결혼하지 않고 동거를 함께 하는 ‘비혼 동거가족’도 있다. 그리고 ‘동성 가족’도 가족의 유형에 속하고, 다문화가족, 한부모 가족 등 참으로 많은 가족의 모습이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개념의 가족 정의는 반드시 ‘혼인’과 ‘혈연’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더 이상 ‘혼인’ ‘혈연’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가족을 정의하지 않는다.

남보다 못한 가족이 많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그런 남보다 못한 혈연관계의 가족이 많다. 어릴 때 양육을 포기한 부모가 자녀의 사망보험금을 받기 위해 부모랍시고 떡하니 나타나서 부모행세를 하는 것을 드라마에서, 또한 실제 삶에서 볼 때가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정말 저들을 부모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가족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가정폭력 일삼는 부모, 그들을 피해 도망친 곳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아껴주는 어른을 만난 ‘어느 가족’의 영화 속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부모는 과연 누구였을까? 자신을 낳았지만 사랑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친부모일까? 아니면 자신을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그들이 부모였을까?

가족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본인은 이렇게 가족을 정의 내려보고 싶다. ‘서로의 평안과 안식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나아가 함께 성장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로 정의 내릴 수 있겠다. 나의 삶에 대하여 기쁨의 순간에는 누구보다 더 기뻐해 주고, 슬픔의 순간에는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사람들을 가족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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