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들이 11월 들어 미국 증시 조정 국면에서도 공격적인 ‘물타기’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주식 보유 평가액은 이달 들어 30조 원 가까이 넘게 증발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되레 5조 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며 순매수를 이어간 모습이다. 특히 단기 테마주는 물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변동성이 큰 상품에 자금이 대거 집중되면서, 상승장에서 누렸던 수익이 되레 조정 구간에서 손실 폭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이달 3일 1709억 6132만 달러(약 249조 8746억 원)에서 17일 1541억 7396만 달러(약 225조 6429억 원)로 감소했다. 불과 2주 만에 167억 8736만 달러(약 24조 5264억 원)가 줄어든 셈이다.
미국 주식 보관액이 크게 줄어든 동안 개인들이 투입한 자금은 오히려 증가했다. 이달(3~17일) 서학개미들은 총 37억 9294만 달러(약 5조 5414억 원)를 순매수했다. 가격 변동이 없었다고 단순 가정하면 보관액은 249조 8746억 원에서 5조 5414억 원이 더해진 255조 4160억 원 수준까지 늘었어야 했지만, 실제 보관액은 225조 6429억 원에 머물며 평가 손실은 약 29조 773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달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흐름이다. 서학개미들은 10월 한 달 동안 68억 5499만 달러(약 10조 151억 원)를 순매수했는데, 이 기간 보관액은 총 115억 4579만 달러(약 16조 8684억 원) 증가했다. 단순 수치만 놓고 비교해보면 10조 원을 투입하고, 7조 원에 가까운 투자 수익을 거둬들인 것이다. 지난달 서학 개미들은 아이온큐, 아이리스 에너지, 비트마인을 2배로 추종하는 티렉스 2배 롱 비트마인 데일리 타깃 ETF 등 주가 변동성이 높은 종목들을 대거 사들이며 증시 활황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이달 초 이후 기술주 중심으로 낙폭이 커지면서 서학 개미들은 지난달 벌어들인 수익의 수배에 달하는 손실을 단기간에 떠안았다. 레버리지 상품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정 폭이 큰 장에서 서학 개미들의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1위는 메타로, 서학 개미는 이를 약 5억 5145만 달러(약 8057억 원)어치 사들였다. 엔비디아가 5억 1985만 달러(약 7595억 원)로 뒤를 이었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가 4억 3136만 (약 6302억 원), 디렉시온 데일리 메타 불 2배 ETF가 2억 2669만 달러(약 3900억 원), 팰런티어가 2억 3197달러(약 3389억 원)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하장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악재보다는 최장기 셧다운으로 인한 깜깜이 지표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수 상방을 제한하고 있는 상태라, 밀려있는 지표가 발표될 12월에 극단적 수치만 아니라면 지표 발표 자체가 증시 랠리 재개의 트리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