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커빙턴 뉴욕의 정경화 변호사

2025-02-28

"국제중재는 가슴 뛰게 하는 일…서울서 더 많은 한국 고객 도울 것"

미국 로펌 커빙턴앤벌링(Covington & Burling)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경화 변호사는 국제중재 분야가 전문이다. 사법연수원을 마친 2010년부터 16년째 국제중재 한우물만 파고 있고 있다. 정 변호사는 그러나 "법과대학에 다닐 땐 국제중재라는 수업 자체가 없었고, 국제중재가 로펌에서 수행하는 하나의 업무분야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사법연수원 시절 김갑유, 윤병철 변호사 등 한국 국제중재계의 1세대 변호사들을 알게 되면서 국제중재 분야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법연수원 시절 비스무트 참가

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년차 때 연수원 동기들과 함께 팀을 짜 헤이그에서 열린 국제상사중재의 오래된 모의재판대회인 비스무트 대회(Willem C. Vis International Commercial Arbitration Moot)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게 계기가 되어 국제중재 분야를 본격적으로 파고 들었다고 한다.

어렸을 때 해외 상사주재원으로 근무한 아버지를 따라 가족과 함께 인도와 이탈리아에서 생활해 국제중재 실무에 꼭 필요한 영어에는 자신이 있었다. 국제중재는 준비서면 등 관련 서면의 작성은 물론 변론 전체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유창한 영어 구사가 필수다. 또 대학시절부터 국제법을 좋아해 고려대 법대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해 법학석사 학위를 받는 등 국제중재 분야의 준비된 인재가 정 변호사였던 셈이다.

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마친 2010년 김갑유 변호사가 이끌었던 법무법인 태평양 국제중재팀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초 커빙턴으로 옮겨 뉴욕사무소에 적을 두고 커빙턴 국제중재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커빙턴 근무는 이번이 두 번째다. 정 변호사는 태평양에 있을 때 하버드 로스쿨로 연수를 떠나 2016년 하버드 로스쿨에서 LLM 학위를 받고 커빙턴 워싱턴 사무소에서 외국변호사로 파견근무한 적이 있다. 그후 뉴욕주 변호사 자격까지 갖춘 그는 약 4년 만에 다시 미국변호사 자격으로 커빙턴에 합류해 한국 관련 사건을 포함한 다양한 국제분쟁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외국 로펌에서 활약하는 거의 유일한 한국변호사 자격의 국제중재 변호사로 유명하다.

정 변호사는 "전 세계 14개 사무소에 상주하는 커빙턴의 1,400명이 넘는 변호사가 하나의 팀으로 일하는 게 글로벌 로펌 커빙턴의 커다란 강점"이라며 "하나의 사건을 놓고 각기 다른 오피스의 가장 좋은 전문가들이 같이 들어와 자문을 하니까 시차도 활용할 수 있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아침에 일어나면 조간신문 받아보듯 '딩동' 하고 커빙턴 변호사의 메일이 들어와 있는 등 만족도가 높다"고 소개했다. 이전에 매우 급하게 돌아가는 사건을 맡아 두바이, 런던, 뉴욕사무소의 변호사로 팀을 짜 대응한 사건이 대표적인 예 중 하나다. 정 변호사와 런던의 파트너가 사건을 지휘해 두바이에서 증인 진술서를 작성하고, 런던에서 사실관계에 관련된 서면을, 다시 뉴욕에서 법률 관련 서면을 완성해 48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사건이다.

국제중재가 커빙턴의 첫 사건 중 하나

1919년 1월 설립된 커빙턴은 첫 사건 중 하나가 노르웨이 해운회사를 대리한 미국 정부와의 헤이그 국제중재 승소 사건일 정도로 국제중재 분야에서 오래된 경쟁력을 자랑하며, GAR(Global Arbitration Review)가 매년 선정하는 '국제중재 100대 로펌(GAR 100)'의 단골 멤버 중 한 곳이다. 그만큼 국제중재의 전통이 깊은 커빙턴에서 정경화 변호사는 기업과 각국 정부를 대리해 일반 상사중재와 건설중재, 투자자중재(ISDS) 등 다양한 국제분쟁을 수행한다. 에너지, 엔지니어링과 건설, 방위산업과 정부계약, 금융 서비스, 제조업, 기술과 게임산업 등 수많은 산업이 정 변호사가 자문하는 산업 분야에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법대에서 대륙법을 공부하고 다시 하버드 로스쿨에서 영미법을 연구해 한국과 뉴욕주 두 곳에서 변호사 자격을 갖춘 정경화 변호사는 한국 로펌과 미국 로펌을 오가며 국제중재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국제중재 실무는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가슴을 뛰게 하는, 열정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이다. 서울대 로스쿨에서 국제투자법을 연구해 2020년 박사과정도 마친 정 변호사는 외국법자문사(FLC) 자격승인이 나는대로 커빙턴 서울사무소로 옮겨 서울에 상주하며 더 많은 한국 클라이언트들을 도울 생각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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