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날] 야당 '이완구 여론조사' 깜짝카드 후폭풍

2025-02-12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5년 2월 13일 야당 '이완구 여론조사' 깜짝카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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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2월 13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이완구''여론조사'다.

● 문재인 "이완구 공동여론조사 제안, 결과에 승복"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016년 2월 13일 취임 후 첫 시험대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여부를 놓고 '여야 공동 여론조사' 제안이라는 깜짝 카드를 던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의회 민주주의 부정"이라고 강력 반발한 것은 물론 내부에서조차 논란이 제기되자 당 대변인이 나서 "국민의 뜻을 따르자는 취지"라고 진화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문 대표의 이날 제안은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는데도 야당으로서 쓸 만한 '무기'가 없다는 현실적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말 사이 여론전을 통한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 유도를 최상의 시나리오로 보고, 이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당이 동참하는 공동 여론조사 카드를 내놓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여기에는 민주정책연구원이 최근 세 차례 실시한 이 후보자 적합도 조사에서 '부적격' 답변이 과반으로 나왔다는 자신감도 깔렸다.

앞서 전날 의총장에서 일부 인사가 "여야가 싸우기만 할 게 아니라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를 하자고 여당에 제안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론조사 카드를 거론한 터였다. 이 당시 문 대표는 특별한 반응 없이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문 대표의 이날 발언은 메시팀에서 올린 원고에도 없었던데다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이뤄져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는 물론 상당수 측근조차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 핵심 인사는 "김현미 대표 비서실장 등 극소수의 측근들하고만 어제 상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자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가 최종적 결정수단은 아니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여론을 듣자는 취지"라며 "여론조사만 놓고 결정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그럼에도 안팎으로 역풍에 부딪히자 오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뜻이 이 후보자는 '불가'라는 것인 만큼, 새누리당이 일방 강행처리할 게 아니라 국민여론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라고 거듭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제1야당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원내 현안을 여론조사에 의존해 풀어가려 한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무책임한 결정이 아니냐는 비판이 안팎에서 제기됐다. 자칫 이번 일로 문 대표의 정치력에 상처가 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권 경쟁자였던 박지원 의원도 이날 문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국가의 모든 일을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면 국회의 역할은 어떻게 되는건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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