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C커머스 공습···알리, 韓서 영향력 더 키울까

2024-12-18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 알리바바그룹(이하 알리바바)이 사업을 재편하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직구 플랫폼에 대한 규제법이 발의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국 시장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경기 침체와 정치 리스크 등으로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며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최근 국내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로 알리바바는 5% 안팎의 에이블리코퍼레이션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가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 지분을 확보한 첫 사례다.

같은 기간 알리바바는 자사 백화점 체인인 인타임 매각을 결정했다. 이번 매각은 알리바바가 2017년 오프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인타임을 인수한 지 7년 만에 진행됐다.

알리바바는 당시 인타임의 창업자 선궈쥔과 함께 26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들여 인타임을 비상장사로 전환했다. 이전부터 인타임과 협력하며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던 알리바바는 이 과정을 통해 지분율을 74%로 늘려 지배주주로 올라섰다.

알리바바는 이후에도 오프라인 소매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며 온라인 쇼핑과 오프라인 점포, 스마트 물류를 결합한 이른바 '신유통'(New retail) 전략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와 내수 부진, 시장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이번 매각을 통해 오프라인 소매업에서 벗어나 핵심사업인 이커머스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2020년 무렵부터 국내 이커머스업계와 접촉해왔다. 지난해 SK그룹 계열 오픈마켓인 11번가 인수를 추진하다가 무산됐다. 앞서 무신사에도 투자 의향을 내비쳤으나 무신사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오늘의집, 발란 등 이커머스 관련 기업을 다수 후보군으로 물색하다가 에이블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에는 알리바바의 해외 직구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셀러들이 해외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공식 출시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새롭게 론칭하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통해 5년 동안 수수료 0%와 보증금 0원을 보장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한국어 지원 백엔드, 다국어 무료 번역 시스템, 고객 서비스 자동 번역 등을 제공한다.

더욱이 알리바바는 최근 국내외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나의 사업부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부에는 알리바바 후계자로 꼽히는 39세 장판이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했다. 알리바바가 2023년 초에 전체 사업 체계를 6개의 별도 사업부로 분할한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알리바바의 한국 시장 진출 배경에는 미국과의 관계도 깔려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하고 고관세 60% 부과 등을 예고하는 등 트럼프 2기에서 중국 직구 플랫폼에 대한 규제법이 발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은 지난 2016년 온라인 거래 활성화를 위해 면세기준을 기존 1인당 하루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미국으로 무관세 수입되는 중국산 저가 상품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 이후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들이 미국의 면세 제도 허점을 이용해 저가 제품을 쏟아낸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미국 정부는 ▲무역법 301조 및 201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적용받는 수입품의 경우 면세 한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면세 규정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판로가 막히면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한국을 다음시장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시장은 이커머스 시장이 활성화된데다, 동남아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한동안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 진출의 영향으로 국내 유통업계 판도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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