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위드유 인터뷰: ‘북 오브 오션’을 주제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다

2024-10-09

프렌즈위드유(FriendsWithYou)는 플로리다 마이애미 출신의 사무엘 보크슨(Samuel Borkson)과 쿠바 아바나 출신의 아르투로 산도발(Arturo Sandvoal III)로 구성된 아티스트 듀오다. 2002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마법(Magic)’, ‘행운(Luck)’, ‘우정(Friendship)’을 키워드로 ‘새로운 관계 구축’을 제안하는 체험형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이들은 ‘관계의 미학’을 주제로 우리 자신, 타인, 자연과 소통하며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몰입형 설치, 조각, 회화, 애니메이션, 라이브 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2018년에는 뉴욕의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가 매년 개최하는 최대 규모의 추수감사절 축제인 ‘Macy’s Thanksgiving Day Parade’의 디자인을 맡았고, 2022년에는 마이애미비치 시의 의뢰를 받아 ‘스타차일드(Starchild)’라는 기념비적인 대형 조각품을 제작해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24년, 시부야 파르코 4층에 위치한 ‘파르코 뮤지엄 도쿄(PARCO MUSEUM TOKYO’에서 프렌즈위드유의 전시가 9월 13일부터 30일까지 열렸다. ‘북 오브 오션(Book of OCEAN)’이라는 가상의 신화를 테마로 한 이번 전시는 새로운 회화와 조각뿐만 아니라 빛과 소리, 움직임을 결합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인 ‘메모리 웨이브(Memory Wave)’를 선보이며 프렌즈위드유만의 밀도 높은 세계를 만들어냈다.

<하입비스트>는 파르코 뮤지엄 도쿄에서의 전시 개최를 기념하며 프렌즈위드유의 두 아티스트를 만나 전시 개최 소감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이번 전시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사무엘 보크슨: 난즈카(NANZUKA)와 파르코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북 오브 오션’을 주제로 지구를 바다라고 가정한 채 인류와 바다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우리 내면에는 바다가 있고,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바다로 통합된다는 가상의 신화를 만들어냈고, 이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북 오브 오션’을 통해 전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목적인가?

아르투로 산도발: 그렇다. 우리는 현대 사회에서의 영적인 상태를 재구성하는 예술을 탐구해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이념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

프렌즈위드유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사무엘 보크슨: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모두가 알다시피 마이애미는 꽤 혼란스러운 곳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쿠바에서 이민 온 아르투로를 만났고, 프렌즈위드유를 만들게 됐다. 우리는 금세 축하 행사에 초대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그 무렵 1990년대에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왔던 평화, 사랑, 단결, 존중과 같은 아이디어에 공감하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미래에 계승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즉, 예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프렌즈위드유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사무엘 보크슨: 프렌즈위드유라는 이름은 편집증(비우호적)의 반대말인 프로노이아(보살핌)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친구를 구하면 세상의 도움을 받아 삶이 풍요로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프렌즈위드유를 결성하기 전에도 아티스트로 활동했나?

아르투로 산도발: 우리는 스스로를 타고난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고, 운이 좋게도 우리에게는 학창 시절에 예술을 창작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준 가족들이 있었다. 둘이 함께 창작하는 것은 우연히 시작됐지만, ‘더 버거 번치(The Burger Bunch)’의 성공 이후 프렌즈위드유와 함께 역동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23년째, 끊임없이 사회적 실험을 하듯 작품을 만들고 있다.

프렌즈위드유의 작품에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서브 컬쳐의 요소들이 담겨 있다. 이번 전시 역시도 그랬다. 의도한 결과인가?

사무엘 보크슨: 예전부터 헬로 키티와 산리오에 관심이 많았다. 아르투로와 함께 일하기 시작했을 때, 일본의 ‘카와이’ 문화가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것을 보고 애니메이션이 우리가 지향하는 애니미즘과 신화적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수단이자 상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도가 담겨 있다는 것이 놀랍다. 다시 전시로 돌아와서, ‘북 오브 오션’은 오랫동안 생각해온 주제였나?

아르투로 산도발: 약 4년 전에 떠올린 주제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건 스토리텔링 과정에 불과하다. 주제를 결정할 때 우리는 보통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고, 아트워크를 만들고, 스토리라인을 구축하는 과정을 거친다. ‘북 오브 오션’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우리 외에 다른 아티스트들과도 함께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현대적인 신화 시스템을 제시하고 싶다.

사무엘 보크슨: 이번 전시에 소개된 작품들 하나하나에는 깊은 스토리가 있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시부야 파르코 4층에 전시된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인 ‘메모리 웨이브’에 대해 소개해 달라.

사무엘 보크슨: ‘메모리 웨이브’는 모든 것은 바다에서 비롯되며 그 자체가 바다라는 생각을 담아낸 작품이다. 바다에는 파도가 있고, 그 파도는 항상 우리의 심장 박동처럼 움직인다. 관객들이 이를 경험할 수 있게 ‘북 오브 오션’의 마스코트인 ‘블루 모비’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이 모비를 타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감각을 경험할 수 있으며, 우리와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준비에 나설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아르투로 산도발: 방대한 양의 작품을 전시의 규모에 맞게 좁히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중하게 작품을 엄선했다. 이는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난즈카와 파르코 팀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무엘 보크슨: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할 따름이다. 큰 행운이었다. 이러한 지원이 뒷받침될 때 우리 같은 아티스트들이 자유롭게 우리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완성된 전시장을 봤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사무엘 보크슨: 정말 기뻤다. 보통은 여러가지 문제들이 있기 마련인데 난즈카와 파르코 팀 덕분에 순조롭게 오늘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들은 우리에게 가족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마지막으로 <하입비스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사무엘 보크슨: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것으로 새로운 ‘하이프(흥분)’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패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전시를 감상해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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