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AI 시대 사업가와 경영자

2025-10-14

21세기 초반, 인류는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기업의 핵심 역량이라 여겨졌던 재무 분석, 인사 관리, 전략 기획, 시장 조사 등 경영의 수많은 영역이 이제 알고리즘과 데이터 모델에 의해 더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된다.

전통적으로 경영자의 권한과 권위를 지탱하던 요소들이 점차 AI로 대체되면서, 경영자의 역할은 과거보다 현저히 축소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사자원관리(ERP) 같은 복잡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경영을 위해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 기반 인터페이스와 자동화 도구 덕분에 누구나 직관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반면, 사업가에게는 전례 없는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과 새로운 시장 개척, 문화적 감각과 직관 같은 영역은 여전히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힘이다. 여기에 AI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행 속도를 높이며,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 과거에는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필요했던 창업이 이제는 개인 혹은 소수 팀의 역량으로도 가능 해졌다.

국내 한 스타트업은 이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기업은 초 개인화된 맞춤형 럭셔리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AI 도구를 활용해 운영 플랫폼과 정산 자동화 시스템을 자체 구축했다. 또 소수의 인력으로도 월 100여건의 럭셔리 맞춤형 여행을 24시간 365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언어 모델과 메일 서비스를 연결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다국어로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구현했다. n8n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10개 언어로 복잡한 여행 요청을 처리하며,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식단까지 반영한 자연스러운 응대가 가능하다.

이렇듯 스타트업의 창업 과정 속에서도 AI 활용 사례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Lyzr는 라마인덱스(LlamaIndex) 기반의 정보 검색 에이전트를 통해 불과 60일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을 10배 이상 성장시켰다. 부동산 관리 분야의 마블(Marble)은 AI와 스마트락 시스템을 결합해 빈집 투어와 관리 업무의 80%를 자동화했다.

이들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소규모 인원으로 규모의 비즈니스를 실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즉 관리와 생산은 AI가 상상과 추진은 사람이 협업하는 구조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을 만들어 낸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을 탐색하고, 이후 자사 업무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거나 구매하는 방식은 앞으로 점점 더 일반화될 것이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자본이나 인력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AI를 비즈니스에 녹여내는가에 달려 있다.

AI는 경영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고 있지만, 동시에 사업가에게는 새로운 무대를 열어주고 있다. 과거 기업이 재무, 법무, 인사, KPI로 평가받았다면, AI 시대의 기업은 창의성, 속도, 적응력이 곧 경쟁력이 된다.

이제 질문은 단순하다.

“AI 시대, 당신은 경영자인가, 사업가인가?”

AI를 쓸지 말지를 논의하던 시기는 이미 지났다. 세상은 이미 AI로 혁신됐고, 그 혁신이 곧 경쟁력의 출발점이 됐다.

우리는 전통적인 농경과 장인이 주를 이루는 경험의 시대를 지나, 많은 지식이 중심이 되었던 지식의 시대를 넘어 창의력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AI는 인간의 지식을 대신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보고, 관찰하고, 미충족(Unmet) 시장을 찾는 인간의 상상력과 도전 정신은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 앞으로의 시대는 경영자가 아닌 창의적으로 AI를 다루는 사업가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현욱 레드빅 주식회사 대표 lapaz@travu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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