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로 오피스, 상가 건물의 공실률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부동산 운용에 경고등이 켜졌다. 일부 건물은 채무불이행(EOD) 발생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대형 오피스를 임차한 기업들의 사옥 이전과 경기 악화에 따른 임차 기피 현상, 코로나19 발발 이후 재택근무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의 R.A(알스퀘어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2024 3분기 오피스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2.9%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3P 상승한 수치로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가도 마찬가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2023년 2분기 13.5%보다 0.3%P 증가한 13.8%를 기록했다. 소규모 상가는 6.6%에서 8.0%로 1.4%P 증가했다. 집합 상가 역시 9.3%에서 10.2%로 0.9%P 공실률이 늘었다.
상가·오피스 건물의 공실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상업용부동산 운용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대형 운용사들이 운용 중인 부동산에도 수익성 악화와 원금손실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복합쇼핑몰 몰오브케이는 중대형 상가의 임대료 하락·공실률 증가 등의 요인으로 수익률이 큰 폭 하락, 내년 2월 7일 EOD가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해당 건물은 연초에도 한 번 EOD 우려가 제기됐지만, 당시 주요 임차인들의 임대료 수개월 치를 선납 받아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현재 선납 받은 임대료도 모두 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동사가 운용 중인 대학로 CGV 건물도 코로나19에 따른 CGV 매출 하락에 따라 EOD를 맞이할 뻔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2년, 2023년 매수자를 찾아 입찰에 나섰지만 유찰됐고 대주단이 다시 한번 차입금 만기 연장을 해주면서 숨통이 튼 상태다.
이외에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국내 부동산펀드 일부도 대주단 중 일부가 수익률 하락을 이유로 만기 연장을 거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운용사들이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시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침체와 자영업자 몰락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증가 등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부동산 포트폴리오 비중이 많은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정말 추운 겨울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