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
장덕현의 메시지가 곧 청사진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 고부가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2~3년 간 사업구조 전환을 천명하며 무게 중심을 이동 시킨 결과,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첫 매출 10조원 돌파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도 삼성전기의 성장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장덕현 사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놓을 청사진에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사업 구조 전환을 통해 지난해 창사 이래 첫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구체적으로 매출 10조2941억원, 영업이익 735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각각 16%, 11%씩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실적 개선은 PC와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기기의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주력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 영향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2~3년 간 AI와 전장용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해왔다. 기존 IT 기기 향으로 집중됐던 MLCC 등 주력 제품 공급을 AI·전장 향으로 노선 변화를 택한 것이다.
장덕현 사장은 최근 몇년 새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기의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2023년 주총에서 장 사장은 삼성전기를 '자동차 부품회사' 칭했다. 당시 "앞으로 삼성전기를 자동차 부품회사로 봐야 할 것"이라며 전장부품 위주의 사업 재편을 강조했다.
지난해 주총에서도 장 사장은 전장용 사업 계획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장 MLCC 매출을 1조원까지, 내년에는 전장부품 매출을 2조원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3년 전 MLCC 매출에서 전장 비중은 5~6%에 그쳤지만, 지난해 15%까지 늘었다"며 "올해 말이면 20%, 경우에 따라서는 25%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삼성전기 MLCC의 전장용 매출 비중은 2021년 한자리수대에 불과했지만, 2년만인 지난해 20%를 넘어섰다.
삼성전기의 주요 사업은 ▲컴포넌트 ▲패키지솔루션 ▲광학솔루션 세가지로 나뉜다. 삼성전기의 실적 대부분을 책임지는 컴포넌트 사업에서 MLCC가 최근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MLCC의 경우 생성형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맞춰 늘어난 반도체 수요로 수혜를 입고 있다.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패키지솔루션사업의 반도체 기판의 경우도 고성장, 응용처 다변화로 새로운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FC-BGA 공급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카메라모듈은 올해 하반기에 매출 다각화가 기대된다. 자율주행 자동차 업체 등에도 카메라 모듈이 공급될 수 있어 새로운 공급처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기의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AI디바이스 MLCC 탑재량 증가 등으로 삼성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2조7000억원을, 영업이익은 10.7% 늘어난 199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I 서버의 MLCC 탑재량이 기존 서버대비 약 10~150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삼성전기의 고부가 산업용 MLCC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도 "최근 중국 정부가 스마트폰, 태블릿, 워치를 지원 제품으로 포함시켜 삼성전기의 MLCC 및 카메라 모듈의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기가 지난 2~3년 간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천명하며 체질 개선을 해온 만큼, 오는 1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덕현 사장이 내놓을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진행된 주총에서도 직접 사업 현황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나올 메시지가 삼성전기의 올해 향방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