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웅진그룹이 국내 상조업계 1위 사업자인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뛰어들었다.
웅진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교육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상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웅진씽크빅의 학습지 사업과 프리드라이프 상조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웅진그룹과 프리드라이프는 지난해 1월 웅진씽크빅 교육 전환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프리드라이프 고객은 상조 서비스를 웅진씽크빅 교육 전환 서비스로 전환해서 이용할 수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프리드라이프 경영권과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1조원대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는 2020년 프리드라이프 인수한 후 좋은라이프, 금강문화허브 등을 합병하며 덩치를 키웠다.
업계에서는 프리드라이프의 몸값이 1조원 이상으로 책정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프리드라이프의 선수금 규모, 보유 자산 가치 외에도 상조업계 1위 기업으로서의 경영 프리미엄까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단순한 재무적 가치를 넘어 미래 성장 가능성까지 고려한 금액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프리드라이프의 누적 회원수는 221만명, 누적 선수금은 2조3980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선수금은 상조 기업이 가입자들에게 미리 받은 부금의 총액으로, 상조기업의 경영 성과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웅진그룹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웅진그룹의 지난해 3분기 말 자산총계는 1조48억원이다. 이중 유동자산은 4233억원이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74억원이다. 통상적으로 유동자산은 기업이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웅진그룹이 단독으로 1조원 안팎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과거 코웨이 인수 때처럼 이번에도 인수 자금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웅진그룹은 2018년 코웨이 인수 당시에도 유상증자, 전환사채와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다만 과도한 차입으로 인해 재무부담이 한계 이상으로 커졌다는 판단 하에 인수 3개월 만에 코웨이를 재매각한 바 있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고금리·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웅진그룹이 프리드라이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인수 성사 가능성 역시 낮게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조업계 한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수 천억원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느냐에 대한 궁금증이 큰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조달 능력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며 "과거 코웨이 인수 당시에도 그랬고, 이런 움직임을 보면 너무 섣불리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자금조달 방안의 일환으로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얘기도 들린다. 다만 FI가 참여할 경우 웅진이 프리드라이프에 대한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라며 "설령 완전한 지배력을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사업화와 수익성 개선 작업을 과연 웅진그룹이 관련 사업 노하우가 부족한 상황에서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한편 웅진은 프리드라이프 인수 추진 보도와 관련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현재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포함해 관련 사업 진출방향 및 여부를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