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폴리오(소아마비) 백신 생산시설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밀폐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벨기에, 덴마크에 이은 세 번째 사례로 한국의 생물안전 관리 역량과 백신 생산시설의 국제적 신뢰를 입증하는 쾌거다.
질병관리청은 21일 “LG화학(051910)의 주사형 폴리오백신 생산시설이 WHO로부터 밀폐인증을 획득했다”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감염병 백신 생산의 생물안전성과 위해관리 체계를 공식 인정받은 국가가 됐다”고 밝혔다.
WHO 밀폐인증은 소아마비 박멸을 위한 글로벌 행동계획에 따라 시행되며 생물위해관리·교육훈련·비상대응체계 등 14개 항목을 모두 충족해야만 주어진다. 해당 인증은 폴리오바이러스 등 고위험 병원체의 안전한 취급과 통제를 위해 필수적인 절차로 평가받는다.
질병청은 지난 2018년부터 국가밀폐인증위원회를 구성해 위해관리 교육과 현장실사 등을 추진해 왔다. LG화학은 2020년 WHO로부터 사전적격성평가를 받은 후 유니세프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점유율은 35%에 달한다.
폴리오는 한때 세계적으로 수많은 아동에게 영구적 마비를 일으킨 감염병이다. 전파력이 매우 높고 예방 백신 이외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국제사회는 1988년부터 세계 소아마비 퇴치 이니셔티브(Global Polio Eradication Initiative·GPEI)를 추진해 왔다. 한국은 1983년 마지막 환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폴리오 퇴치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인증은 백신 산업과 국가 방역체계가 국제 수준임을 증명한 것”이라며 “WHO의 폴리오 박멸 노력에 부응해 국내 감염성 물질 전수조사 등 후속조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