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접종률 97%의 역설…폐렴 예방 공백 메울 ‘성인 백신’ 온다

2025-10-21

한국은 1세 소아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2024년 기준 97%에 달한다.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이 안착된 데 따른 성과다. 그런데 이 성공이 고령층에 치명적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예방에 예상치 못한 과제를 남겼다. 이 역설적 현실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성인 특화 백신'이 이르면 내년 1분기 국내 출시된다.

한국MSD는 21일 서울 강남구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캡박시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캡박시브는 성인에서 발생하는 IPD 및 폐렴 예방을 위해 설계된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성인 특화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8개의 고유 혈청형(15A, 15C, 16F, 23A, 23B, 24F, 31, 35B)을 포함해 2018~2022년 미국 기준 65세 이상 성인 IPD의 85%를 차지하는 21가지 혈청형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한국MSD가 2023년 소아 대상으로 발매한 15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박스뉴반스'와 비교하면 9가지 고유 혈청형을 갖췄다.

이날 첫 번째 연자로 나선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는 "소아 NIP가 광범위하게 시행되는 국가에서는 백신에 포함된 혈청형이 감소하는 반면 비백신 혈청형이 증가하는 이른바 '혈청형 대치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으로 막을 수 있는 혈청형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다른 혈청형이 차지하면서 성인 폐렴구균 질환 예방의 공백이 생겼다는 것이다. 조 전무에 따르면 폐렴으로 사망한 국내 환자 90%는 65세 이상 고령층이며, 국내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폐렴구균 백신이 개발됐음에도 2014~2019년 고령층 IPD 발생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소아와 성인 구분 없이 설계된 기존 백신들과 달리, MSD가 처음부터 성인에 특화된 단백접합백신 개발에 나선 배경이다.

조 전무는 "한국의 경우 2024년 기준 1세 소아의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이 이미 97%에 달해 성인에 간접 보호 효과가 있으므로 이제 비백신 혈청형에 대한 새로운 예방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캡박시브는 성인 IPD 커버리지를 약 81%까지 확장해 현 시점 기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 범위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캡박시브는 8가지 고유 혈청형(15A, 15C, 16F, 23A, 23B, 24F, 31, 35B)을 추가해 총 21개 혈청형을 포함한다. 이는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 범위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성인에서 발생한 IPD 원인 혈청형의 약 74%를 차지한다.

폐렴구균 백신 미접종자와 접종 경험자를 포함해 18세 이상 성인 약 8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연구에 따르면 캡박시브는 접종 후 30일 시점에서 대조군(20가 백신)과 공통으로 포함된 10개 혈청형 모두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캡박시브에만 포함된 11개 혈청형 중 10개에서 우수한 면역원성을 확인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대조군과 유사한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전 백신 접종 이력과 무관하게 50세 이상 성인과 19~49세 면역저하 또는 만성질환이 있는 성인에게 캡박시브 1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캡박시브의 출시가 예고되자 의료계의 기대감도 커졌다. 이날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최정현 은평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에 따르면 캡박시브에 포함된 혈청형은 2017~2019년 국내 성인 IPD 원인 혈청형의 7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65세 이상 성인에서 발생하는 IPD 사례 3명 중 1명은 비백신 혈청형에 의해 발생하는 추세"라며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캡박시브가 성인 IPD에 초점을 맞춘 예방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고령층의 입원과 사망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MSD는 소아용 '박스뉴반스'와 성인용 캡박시브, 투트랙 전략을 통해 폐렴구균 백신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을 판매 중인 한국화이자제약은 기존 박스뉴반스 외에 새로운 경쟁상대를 맞이하게 됐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