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 등 5권

2024-11-06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돌베개·1만8,500원)’에 나오는 글들은 못해도 100년 훨씬 이전의 것인데, 이 글들을 읽다 보면 지금의 세태가 자연스럽게 교차한다. 마치 옛사람이 지금의 상황을 미리 알고 가르쳐주는 듯하다. 옛사람이 글에서 개를 다룬 시각은 명확하다. 개 자체에 관한 것보다는 개의 행동을 통해 잘못된 인간의 행위를 꾸짖는, 교훈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땅에 이렇게나 많은 모범적인 개가 있었고, 책에 기록됐고, 또 개를 기리는 비석까지 세워졌다는 것을 보면, 그 옛날에도 ‘개’에 빗댈 만한, ‘개’보다 못한 인간들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마왕은 살아있다 

 마왕 신해철의 10주기를 맞아 작가 지승호가 마왕이 ‘다음 세상에서도 제 친구로 태어나주시길’ 바라는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3번째 앤솔러지 인터뷰북 ‘마왕은 살아있다(목선재·1만9,000원)’를 내놓았다. 책에는 작가보다 실은 더 신해철 전문가인 강헌을 비롯해 생전의 신해철과 직접 음악이나 방송 작업을 같이하여 속 깊게 그를 알고 사랑하는 전상일, 한경록, 배순탁, 그리고 엄마인 본인과 아이들 모두 신해철의 열혈팬이 된 소설가 정아은도 인터뷰에 합류했다. 또한 흥미롭고 호기심 가득 가는 챕터들이 더해져 책의 내용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해준다.

 ▲기묘한 이야기들 

 2018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국내 첫 단편집 ‘기묘한 이야기들(민음사·1만5,000원)’이 출간됐다. 전작 이후 십사 년 만에 내놓은 소설집으로 총 열 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는 스웨덴 침공 시대의 볼히니아, 현대의 폴란드와 네덜란드, 스위스, 중국, 그리고 미래의 가상 공간을 배경으로 현실과 판타지, 익숙함과 기묘함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우리를 편안하고 안락한 영역에서 끄집어내어 기이하고 독창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각각의 이야기를 따로 음미하기보다는 한 권의 책으로 그 개념을 확장하여 다차원적인 관계성을 염두에 두고 읽을 때 더욱 흥미로운 책이다.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30여년 만에 산문집으로 독자를 찾아왔다.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창비·2만2,000원)’에서는 수십년 동안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리를 내려놓은 적 없는 유홍준의 글쓰기 비법과 그의 ‘문장수업’의 이력을 낱낱이 공개하고, 신문 등 다양한 지면을 통해 발표해온 유홍준의 산문 중 백미를 엄선해 묶어 시대와 호흡하는 지성인의 고뇌와 서정을 느낄 수 있다. 작가 스스로 ‘잡문’이라고 말하는 이 글들은 길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촌철살인의 메시지가 빛을 발하며 유홍준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과 특유의 입말을 살린 문체가 글에 윤기를 더한다.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북하우스·1만8,000원)’는 내 삶에 가장 중요한 철학자가 나 자신임을 주장한다. 책은 윤리 철학의 핵심 원리를 ‘사회의 정의’, ‘개인의 자유’, ‘친밀한 관계와의 사랑’이라는 세 가지 기둥으로 명쾌하게 설명하며, 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세상 모든 일의 질서를 마법처럼 해독하고, 그 안에서 가장 나다운 선택이 무엇이며,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끈다. 열 번 바른 판단을 해도 한 번 잘못하면 나락에 갈 수 있기에, 모든 순간에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공식을 가진다는 건 강력한 무기를 얻는 것과 같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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