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활력징후 등 35가지 정보 분석해
기존 투여량 절반으로 섬망 예방 입증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중환자실(ICU) 환자의 섬망 예방을 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약물 투여량을 최적화하는 모델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보산진)은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중환자실 섬망 예방을 위한 덱스메데토미딘 약물의 투여량을 최적화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섬망은 중환자실에서 흔히 발생하는 급성 정신혼란 증상이다. 주의력과 인지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환자의 생존율과 예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덱스메데토미딘은 중환자실에서 섬망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진정제다.
그러나 덱스메데토미딘 투여량은 그동안 의사의 경험에 의존해 일관성이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 환자에게 약물이 과잉 투여되었을 때 맥박이 지나치게 느려지거나 저혈압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신중한 용량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이홍열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 등은 이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 2416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약물 투여량을 제시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AI 모델은 개별 환자의 활력징후, 혈액검사 결과 등 35가지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6시간마다 약물 투여량을 정확하게 제시한다.
환자 270명의 자료로 성능을 검증한 결과, 기존 의사 처방보다 더 낮은 용량으로도 효과적인 섬망 예방이 가능한 것을 발견했다. AI 모델 개발로 환자는 서맥, 저혈압 같은 약물 부작용 위험이 줄고 상태 정보에 맞춰 분석된 최적의 약물 투여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AI 모델은 섬망 예방 약물 투여량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특히 더 낮은 약물 용량으로도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의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