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 35년 ‘음악캠프’의 살아있는 역사 “진행할 때 가장 행복”

2025-03-25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 이래로 현재 35년째 방송을 이어오고 있는 것. 배철수는 장수의 원동력을 ‘즐기는 것’이라고 봤고 ‘음악캠프’를 연출한 남태정 PD는 배철수의 올곧은 자세라고 생각했다.

25일 오후 2시께 서울 MBC 2층 M라운지에서 열린 3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배철수는 “제 하루 일과 중에 스튜디오에서 방송하는 그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게 뭐가 행복하겠느냐고 생각하시겠지만, 진짜 그렇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도 나이가 돼서 물리적으로 체력이 떨어진다. 피디들도 다 안다. 하루 종일 빌빌거린다. 만나기만 하면 ‘피곤하다’를 입에 달고 살아 ‘만피’(만성 피로)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4시부터 들어와서 김경옥 작가가 써준 원고 확인하고 청취자 신청곡 확인하며 음악을 듣는다. 그 시간들이 너무 행복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시가 땡 하면 텐션이 갑자기 올라온다.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8시에 끝나면 ‘하 피곤하다’ 하고 집으로 간다. 요즘에는 ‘음악캠프’를 진행하는 이 시간이 정말 저한테도 소중하다. 애청자들한테도 소중하겠지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남태정 PD는 “선배님께서 자기 관리를 잘 하신다.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신념도 곧으시고. 그런 부분들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런 일관성들을 청취자 시절부터 주욱 느꼈다. 앞으로도 느낄 것 같다”라고 말하며 ‘음악캠프’가 오래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음악캠프’를 진행하는 배철수의 심경에는 여러 변화가 있었다. 하기 싫었던 순간도 있었다는 뜻이다. 배철수는 “‘음악캠프’를 너무 오래했다.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하루하루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10년차, 20년차 시절에는 정말 라디오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회고했다.

이어 “또 저를 마음에 안들어하시던 국장이 있었다. 맨날 제가 수염 기르고 머리 기르고 하니까 그 태도를 싫어했던 것 같다. 그 시절에 정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고비를 잘 넘겨서 무사히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은 배철수의 20년만의 앨범 ‘Fly Again’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돌아온 배철수의 이 앨범에는 활주로와 송골매 시절 연주하고 노래했던 로큰롤과 그에 의한 음악 정체성을 재현하고 싶었던 음악들을 담았다.

배철수는 “저는 초창기 제 음악들이 항상 NG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장난으로 취미로 음악을 하다가 직업적으로 음반을 냈었다. 어떻게 녹음하는지 방법도 몰랐고 방송사나 레코드 회사가 슈퍼갑이었다. 녹음실에서 녹음하다가 마음에 안들어도 그냥 나오기도 했다. 죽기 전에 정리 좀 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앨범을 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현 음악 세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음악은 과도하게 장식음이나 효과음이 너무 많이 사용해서 듣고 있으면 음악이 다 똑같다. 팀 마다 차별화되는 점이 없다. 어떨 때는 노래를 사람이 부르는 게 아니라 AI가 부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 앨범은 거의 아날로그 느낌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제가 옛날 사람이고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녹음하는 것이다. 저는 트랜드에는 뒤처진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배철수는 방송과 함께 나이가 든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1990년대 방송할 때 주 청취자들의 나이대는 30~40대가 주축이었다. 그러면 35년 지났으니까 60~70대가 주축일 것 같은데 아니다. 여전히 30~40대가 주축이다. 저는 똑같이 방송을 하는데 알게 모르게 변한거다”라며 “작년 몸이 아파서 일주일 동안 방송 못한 적 있다. 그게 35년 방송 처음이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체감하게 됐다”라고 했다.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배철수가 진행하는 대한민국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배철수는 지난해 34년간 ‘배철수의 음악캠프’ 메인 DJ로 활약한 공을 인정받아 ‘2024년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매일 저녁 6시에서 8시까지 MBC FM4U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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