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최적화된 마케팅팀 성과를 3개월 만에 AI로 추월한 사연
“과거에 저희가 광고 콘텐츠를 생산할 때, 한 달에 새로운 콘텐츠 20여가지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몇 개일까요? 지금은 월 500개를 생산하면서 무려 25배가 넘는 콘텐츠 볼륨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AI 협업툴 플로우의 전략 마케팅팀 장아람 부장의 말이다. AI를 업무에 활용한 후, 엄청나게 성과가 늘어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과거에 신규 가입을 한 명 만드는데 전환당 단가가 5만원이었었는데, 지금은 3만원이다. AI를 통해 전환 단가를 40% 절감했다.
27일 플로우를 운영하는 마드라스체크가 10주년을 맞이해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창립 10주년 행사 ‘플로우 X Day’를 열었다. 이날 장아람 부장은 AI 시대에서 마케터가 일하는 방식을 소개했다. 10주년이라는 대규모 행사를 기획했지만, 이번 발표 준비도 많이 하지 않았다는 장아람 부장은 모든 게 ‘AI’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AI가 팀원이니까 3명이면 충분
장 부장은 AI 덕분에 3명의 마케터로 10명 이상의 온오프라인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챗GPT로 광고 카피를 뽑아 일주일에 광고 100개를 만들어 낸다. 3개월간 고민하던 광고 카피가 챗GPT를 쓰면 하루 만에 나온다. 웬만한 카피라이팅 책보다 챗GPT가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
조금 더 어렵지만, 쇼츠 영상 제작에도 AI는 효과적이다. 하나 만들기도 어려웠던 쇼츠 영상이었는데 챗GPT가 시나리오를 다 써주기 때문에 전담 작가 10명과 일하는 느낌이라는 설명이다.
글 쓰는 데에도 AI는 필수다. 기사화할 수 있는 글이나 긴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 며칠씩 매달렸었는데,이제는 하루에 5개 정도 쓴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특히 챗GPT가 제목을 정말 잘 뽑는다고 말했다. 유튜브 썸네일도 챗GPT로 만들면 조회수가 보장되는 시대라며, AI를 활용해야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퀄리티는 뛰어난데 시간도, 돈도 절약!
이번 플로우 10주년 행사 준비 책임자였던 그는 AI 덕에 이번 행사의 시간과 운영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필요한 음악도 클릭 한 번으로 로고송을 뚝딱 만들었다. 장 부장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밴드를 무료로 섭외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AI 기반 협업 에이전트 ‘메이트 X’라는 이름도 AI 작품이다. 챗GPT, 제미나이, 뤼튼 등 온갖 AI를 모두 활용한 결과, 여러 이름을 지어줬다. 그는 “마케팅 교수님 5명이랑 회의한 느낌이지만, AI는 2~3만원밖에 안 한다”며 비용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대규모지만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았다. 큰 규모의 행사를 준비하는데 평균적으로 2개월 정도 소요된다면, 이번 행사는 2.5~3주 정도 걸렸다. 심지어 워킹 데이 기준이다. 외주 업체에 행사를 맡겼다면 최소 2000~5000만원 정도가 들 텐데, 이번에 든 비용은 ‘0원’이다. AI가 팀이 되어줬기 때문에, 시간과 돈 모두 절약했다.
AI 시대, 리더십에 대한 고민
하지만 장 부장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한 팀원의 하소연 덕분에(?) 알았다.
어느날 한 팀원이 “왜 팀장님이랑 저랑 챗GPT 결과가 다른 걸까요? 팀장님한테는 AI가 너무 쉬워 보이는데, 저는 그만큼 안 돼서 너무 속상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장 부장은 자신에게는 활용도 높고 쉬운 AI가 모두에게 쉬운 건 아니라는 생각을 그때 처음 가졌다. 팀으로 일하면 20대의 젊은 사원과 일할 수도 있고, 나이가 있는 임원과도 일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장 부장은 누구와 일하더라도 동일한 퀄리티를 만들기 위해 ‘루틴’을 만들기로 했다. 장 부장은 컴퓨터를 켜자마자 챗GPT가 나오도록 세팅했다. 그리고 놓치는 업무가 없도록 플로우 AI를 활용해 출근하자마자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확인한다.
그는 AI를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자주 쓰는 마케팅 봇을 만들었다. 기획, 마케팅, 카피라이팅, 스토리, 아이디어 등 각 업무를 할 수 있는 마케팅 봇을 업무 가이드로 생성했다. 미리 만들어 놓은 마케팅 봇을 활용하면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곧, 업무 표준화가 된다.
장 부장은 궁극적으로 팀원이 AI를 잘 활용하지 못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오히려 팀원이 “AI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구나”라고 느끼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발표도 전날 밤 딱 6시간을 투자해 만들었다는 장 부장은 “AI로 부족함을 채우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했다. 플로우의 마케팅팀은 아주 작은 소수 정예 팀이지만, AI라는 팀원과 일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장 부장은 앞으로 AI 리더십을 가진 리더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발표를 마쳤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최가람 기자> ggchoi@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