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소유에 커지는 자산 격차′...서울 유주택자 5억, 지방 무주택 1억

2025-04-07

서울 유주택자와 지방 무주택자 순자산 차이 4억원

"주택시장 지역별 편차, 계층 갈등까지 유발할 수 있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서울 유주택자와 광역시 무주택자 사이 순자산 차이가 5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 가격으로부터 촉발된 부의 불평등이 인구 쏠림 현상과 이에 따른 갈등을 촉발할 수 있어 적절한 정책 마련이 필수라는 의견이 고개를 든다.

7일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지에 실린 '거주지역과 자산 축적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됐다.

집값을 결정하는 중장기적 요인 중 하나로는 수요 주체인 인구 변화가 꼽힌다. 인구가 꾸준하게 유입되는 지역에서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오르게 된다. 고가 주택이 집중돼 주택 가격에 따라 자산가치의 변동이 큰 지역에서는 집을 통한 자산 축적의 가능성이 더 크다. 주택 보유와 부동산 가격 상승 여부가 자산 격차를 유발하는 결정적인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 25차 자료(응답 5807가구, 응답자 1만1883명)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 비수도권 무주택자가 보유한 순자산은 약 9000만원이었다. 반면 수도권 유주택자는 이보다 약 4배 많은 3억9000만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택자 중에서도 비수도권 거주자와 수도권 거주자 간의 순자산 차이는 약 1억6000만원이었다. 유주택자 사이에서도 지역 차이가 드러났는데, 비수도권과 수도권 거주자 사이 순자산은 2억4000만원 정도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 보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순자산(약 1억원)을 보유한 이들은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였다. 가장 많은 순자산을 보유한 집단은 서울에 거주하는 유주택자로 순자산은 약 5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서울처럼 집값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지역에서의 거주 여부와 주택 보유 여부가 순자산 축적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장기간에 걸쳐 주택가격의 지역별 편차가 발생하는 상황이 계층 간 자산 격차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계청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산 5분위 가구(상위 20%)의 경우 평균 순자산은 약 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산 1분위인 가구(하위 20%) 평균 자산인 약 1497만원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자산 격차가 커질수록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화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구가 수도권에 몰리다 보면 서울 내 주택 보유 여부가 자산 축적에 영향을 줘 부자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주택 가격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집값 상승이 사회계층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 교수는 "수도권에서는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등 주택시장의 지역별 편차를 고려한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며 "비수도권의 경우 순자산 불평등 격차를 완화할 수 있도록 소득 보장이나 양질의 일자리 기반 조성 등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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