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세계 1~3위 부자가 나란히 참석할 전망이다. 한때 트럼프는 물론 머스크와도 ‘앙숙’이던 저커버그가 태도를 바꿔 적극적인 ‘줄서기’에 나선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1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미 NBC 방송은 “트럼프 취임식에서 빅테크 거물 3인이 연단 위 눈에 띄는 자리에 나란히 앉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전날 기준 머스크는 4320억 달러, 베이조스는 2380억 달러, 저커버그는 215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 중으로 세계 1~3위 부자다. 세계 최고 거부 3인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데 모이는 셈이다.
트럼프 재선 1등 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가 전면에 자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베이조스와 저커버그가 머스크와 동석하는 장면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힘들던 구도다. 머스크는 저커버그와 2023년 종합격투기 형식 ‘결투’를 벌이기 직전까지 갔던 사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11월에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베이조스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을 전후해 ‘친 공화당’으로 돌아선 베이조스와 저커버그의 태도가 생경한 구도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베이조스는 미 대선에 앞서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민주당 공개 지지를 막아선 바 있다. 과거 트럼프 페이스북 계정을 차단시켜 “취임시 감옥에 넣겠다”는 말까지 들었던 저커버그의 변신은 더욱 극적이다. 저커버그는 대선 이후 수차례 플로리다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을 찾아 관계 개선을 시도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에도 저커버그가 마러라고를 찾아 트럼프와의 소송 중재를 위해 노력했다”며 “직후 유명 팟캐스트에 출연해 바이든 정부를 비판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의 눈치보기는 사업 전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메타는 게시물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팩트 체크’ 기능과 사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정책을 둘러싼 법적·정책적 환경이 변화했다는 이유에서다. 메타 이사로는 트럼프 최측근인 데이나 화이트 UFC CEO를 영입하기도 했다.
한편 취임식에는 미셸 오바마를 제외한 생존 중인 전직 대통령 내외가 모두 참석한다. 첫 사례는 아니다. 트럼프와 그 부인인 멜라니아도 2020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