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문화’ 지역사회 유대감 확대…“한국 지탱해준 기적”

2024-11-26

“김장 문화는 한국을 이 자리까지 있게 해준 기적과도 같습니다.”

김치의 날(11월22일)을 맞아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최한 ‘제2회 위킴 페스티벌’에서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리처드 교수는 사회학자이자 인종·문화 연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한류 전도사’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김치를 통해 배운 것들’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국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동체 문화가 있었다”며 “가족뿐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이 모두 모여 김치를 담그던 김장 문화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유지의 비극’에 대해 설명했다. 공유지의 비극은 소유권 구분 없이 여럿이 공동의 자원을 공유할 경우 결국 자원 고갈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경제학적 개념을 말한다.

리처드 교수는 “사회학자로서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다양한 나라의 공동체 문화를 연구했는데, 대부분 공동체에서는 개인의 목표와 공동체의 목표가 일치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때 공동체주의가 발휘되지 못하면 공유지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학원 시절 한국의 부산에서 유학 온 한국인 친구를 통해 우연히 접한 김치와 김장 문화는 당시 고민하던 이 문제에 답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김치를 담그면서 한 장소에 모여 지역사회가 힘을 합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공동체주의가 자리 잡아 공유지의 비극을 피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리처드 교수는 “김치라는 음식을 를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일하고, 그 유대감을 대대손손 물려주는 것은 우리가 서로의 생존과 일상에 기여한다는 느낌을 준다”며 “김장 문화는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년 김치의 날을 기념하며 이러한 김장 문화와 공동체주의를 기억하고, 전세계에 김치와 김장 문화의 우수성을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효상 기자 hsse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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