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의 피터팬 증후군은 대기업 규제에서 비롯됐다. 기업의 경제력이 너무 커지면 규제를 받기 시작하기 때문에 혁신하려 하기보단 '적당히' 크려고 한다."
김진국 연세대 경제대학원 객원교수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회 뉴스웨이 비전 포럼-한국경제의 미래, 누가 가로막는가' 패널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 기업들이 자산 규모를 키우는 것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 현상에 대해 꼬집었다. 중소기업이 자산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중소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기업 경영에 유리할 것이란 인식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한국 중소기업의 '피터팬 증후군'을 없애고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 시민 단체 좋은규제시민포럼이 22대 국회가 문을 연 5월 30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약 5개월 동안 발의된 4503건의 법안을 분석한 결과, 29.9%(1345건)가 규제 법안이었다. 이는 21대 국회 첫 5개월간 발의된 법안 4227건 가운데 규제 법안이 14.9%(629건)이었던 것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다.
또 뉴스웨이가 국내 중소·중견·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과 공무원·금융업에 종사하는 20대에서 40대 205명에게 물은 결과, 2040세대 절반 이상은 '대기업 차별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대기업 차별 규제가 공정한 시장 경쟁을 만들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측면에서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22%, 즉 5명 중 1명 정도만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큰 효과가 없다고 응답한 2040세대는 41.5%에 달했다.
이들 중 절반(52.1%) 이상은 '대기업 차별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규제의 틀은 유지하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낡은 규제의 세부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34.9%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 차별 규제의 내용과 종류를 줄이되, 꼭 필요한 규제만 해야 한다'는 의견도 30.1%로 높은 수준이었다.
김 교수는 중국의 거대 유통 플랫폼을 예를 들며 대기업 규제를 현재와 같이 유지해 나간다면 우리나라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한 쿠팡과 카카오도 머지 않아 중국의 테무와 알리에 무너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교수는 "규제라는 단어 하에 기업의 집중력을 막을 때, 과연 무엇을 위해 규제할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