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중국계 자금 유치에 부정적인 기존 투자자들의 반대에 잇따라 좌절됐다. 올 들어 대폭 늘어난 중국계 자금의 국내 투자 역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을 계기로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유통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달 초 오늘의집에 구주와 신주를 포함해 총 1000억 원의 투자를 추진했지만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인 버텍스벤처스에 기회를 뺏겼다. 오늘의집 기존 투자자인 버텍스벤처스는 중국계 기업의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미래에셋캐피탈이 내놓은 구주 200억 원을 대신 매입했다. 알리바바는 버텍스벤처스보다 높은 기업가치와 투자금을 제시하면서 올 상반기부터 오늘의집 투자를 논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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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계열사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인공지능(AI ) 기반 풀필먼트 스타트업 파스토의 시리즈D 투자 참여 등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투자자 중 일부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기업으로부터 전략적투자(FI)를 유치하면 중국 진출에도 유리하다며 반겼지만 지금은 중국 쪽 투자를 받는 것이 상장 등 여러모로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신고 기준으로 2022년 14억 8100만 달러(약 2조 859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45억 7300만 달러(약 6조 4419억 원)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86억 8500만 달러(약 12조 2328억 원)에서 31억 1600만 달러(약 4조 3888억 원)로 급감하면서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