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

2025-05-18

전 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시베리아를 휩쓸고 있는 산불을 비롯해 유럽이 지난해 경험한 기록적인 홍수, 아프리카에서 지속되는 심각한 가뭄,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전례 없는 폭풍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자연재해가 잦아지고 강해질수록 우리는 기후 변화의 위협을 절감하게 된다.

이러한 재난 속에서 전 세계 문화유산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과거 이슬람국가(IS)나 탈레반이 문화유산을 파괴했을 때, 우리는 충격과 분노로 반응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훨씬 더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파괴에 직면해 있다. 이는 기후변화를 초래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유네스코는 전 세계 문화유산의 6분의 1이 현재 기후 변화로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한다. 캐나다 북극의 허셜섬, 러시아 알타이 산맥 스키타이 고분은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인한 침식 위협을 받고 있다. 서서히 잠기고 있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물론이고, 이스터 섬의 신비로운 모아이 석상들도 심해지는 폭풍과 침식으로 붕괴되고 있다. 모리타니의 사막 도시 싱게티는 모래폭풍과 사막화로 인해 도시 전체가 사라질 위기이며, 페루의 찬찬 유적지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습기와 폭우에 의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철학자 플라톤은 진보된 문명을 자랑했던 아틀란티스가 신들의 분노로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우리가 목격하는 문화유산의 소실은 마치 현대판 아틀란티스의 재현처럼 다가온다.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잊고, 윤리적 기반을 등한시한 문명은 결국 스스로 파멸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으로 새로 등장하는 정권은 ‘0%대 경제성장’이라는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국민의 실망은 클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정치가 해야 할 일은 범인류적 대의의 확고한 기준을 세우는 일이며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미래의 도덕적 이상을 철저히 구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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