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 뭐야?” 대회마다 다른 축구공, 선수들 혼란

2025-03-06

축구 대회마다 공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은 최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사용되는 공식 경기구에 대해 “제대로 된 공이 아니다”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과르디올라는 FA컵 공식 사용구인 ‘마이터’가 “컨트롤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역시 카라바오컵에서 사용되는 ‘푸마 공’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5일 BBC 보도에 따르면, 각 대회별 공식 경기구 공급 업체가 다르다. 프리미어리그는 나이키다. EFL 챔피언십·카라바오컵은 푸마다. FA컵은 마이터, 챔피언스리그는 아디다스 공을 각각 쓴다. 유로파리그는 킵스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는 데카트론이 각각 공을 공급한다. BBC는 “프리미어리그는 2000-01 시즌부터 나이키 공을 사용해 왔으나, 2025-26 시즌부터 푸마가 새 경기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001년부터 아디다스 공을 사용 중이며, 2027년까지 계약이 연장됐다”고 전했다.

외형만 보면 차이가 커 보이지만, 사실 경기구의 크기와 무게, 압력 등은 엄격한 규정을 따른다.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축구 경기에서 사용되는 공의 공식 규격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프리미어리그와 FA컵을 포함한 모든 대회는 IFAB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재질(적합한 소재 사용), 둘레(68㎝~ 70㎝), 무게(경기 시작 시 410g ~ 450g), 압력(0.6~1.1 기압·8.5psi~15.6psi) 등이다. 이는 전 세계 프로 대회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5호 축구공’ 규격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모든 공식 경기구가 ‘FIFA 퀄리티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록 크기와 무게가 일정하더라도, 제조사별로 사용하는 소재와 기술이 다르기 때문에 경기에서 체감되는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공(나이키 플라이트)은 폴리우레탄, 고무, 폴리에스터, 면 등 복합 소재로 만들어지며, 공 표면에 홈이 있어 공기 저항을 줄이고 더 정확한 비행 궤적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반면, 카라바오컵 공(푸마 오르비타)은 기존 축구공보다 패널 수를 줄이고 크기를 키워 접촉면을 증가시켰다. 이를 통해 킥할 때 더 깨끗한 접촉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푸마 측 설명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사용되는 아디다스 공은 친환경 트렌드를 반영해 사탕수수, 목재 섬유 등 바이오 기반 물질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경기구 크기와 무게가 같더라도 공기 저항, 탄력, 접촉감 등이 다르면 선수들에게는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적한 대로 마이터 공이 컨트롤이 어렵다면, 공의 표면 질감이나 내부 공기 압력 분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아르테타 감독이 푸마 공이 너무 가볍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같은 무게라 하더라도 공기역학적 설계와 소재 차이로 인해 부드럽게 떠오르거나 변칙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 FA컵, 카라바오컵에서 사용되는 공이 각각 달라 같은 시즌 동안 같은 팀이라도 대회마다 다른 공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각 대회의 독립성과 스폰서 계약이 얽혀 있기 때문에 모든 대회에서 동일한 공을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선수들과 감독들의 의견을 반영해 일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BBC는 “2025-26 시즌부터 푸마가 프리미어리그 공식 경기구 공급 업체가 되면서, 챔피언십과 카라바오컵에서 사용되는 공과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잉글랜드 프로팀들은 최소한 국내 대회에서는 공의 차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고 전했다. 다만 FA컵은 여전히 마이터 공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