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 원장은 ‘전공의'

2025-01-13

파업 이후 요양·한방병원 원장으로 취업

수당 제외한 급여의 2~3배 가량 늘어나

정부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 정원 조정만으로는 전공의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 과정보다 2~3배가량 높은 급여를 받는 상황에 수련병원의 근로환경 개선 등 복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의·정 갈등과 함께 전국의 전공의 약 1만 3000명 중 1만 1000명 가량이 병원을 떠났다. 또 도내(전북대, 원광대, 예수병원)에서도 전공의 약 300명이 수련 과정을 포기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성명서를 발표하고 7가지 요구 조건을 발표했다. 조건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2000명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기구 설치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대책 제시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환경 개선 △전공의 겁박 부당명령 철회 및 정식 사과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다.

이런 가운데 의·정 갈등이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많은 전공의들이 요양·한방병원 등 전문의 자격이 필요하지 않은 병원 등에 취업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서 받는 월 급여는 수당 등을 제외할 시 350만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공의들을 채용한 병원들은 최소 월 500만 원에서 1500만 원가량까지 월 급여를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무시간은 수련의 시절보다 절반가량 수준이다.

실제 전주시의 한 한방병원에는 도내 수련병원에서 유일하던 한 필수의료과목의 2년차 전공의가 양방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전공의가 수련병원을 그만두면서 도내 수련병원에 남아 있는 해당 과목 전공의는 단 한 명도 없다.

도내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분들 중에서도 의전원을 통해 의사가 되시거나 하신 분들은 나이에 비해 적은 급여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의사들이 현재 받는 급여에 안주해 전문의를 따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면 의료진들의 전체적인 하향 평준화에 일조가 될 수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하지만, 지금 받고 있는 급여나 워라벨에 만족하는 전공의들은 수련생활을 포기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북의사협회 정경호 회장은 “현재 의사들은 현 정부의 진정성 자체에 의문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의대 정원을 늘렸지만, 현재까지도 교육부에서 어떤 식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시키겠다는 계획이 전혀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이제야 제로베이스에서 논의를 해보겠다고 나섰는데, 현재로서는 회의감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이 그동안은 수련을 받다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면 특히 필수의료들은 더더욱 하지 않으려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가장 많이 볼 것이다”고 꼬집었다.

#사직 전공의 #복귀 #깜깜 #전공의 #수련병원 #전문의

김경수 kks4483@naver.com

다른기사보기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