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3일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 착수했다. 대통령 윤석열이 임명한 이진숙(위원장)·김태규(부위원장) ‘2인 체제’ 방통위가 지난달 신동호 EBS 사장 임명에 이어 재허가 심사마저 강행한 것이다. 2인 체제 방통위 심의·의결은 최근 법원에서 ‘5인 합의제 행정기관’의 입법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그런데도 방통위가 지상파 재허가 심사를 밀어붙이는 것은 위법 분쟁을 자초하고, 공영방송 장악의 야욕을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
방통위 재허가심사위원회는 이날 KBS·MBC·SBS를 상대로 한 사업자 의견청취를 필두로 12개 방송사업자, 146개 채널의 본격 재허가 심사에 들어갔다. 8일에는 신동호 사장 임명 후폭풍과 송사가 일어난 EBS 의견청취를 할 예정이다. 방송사들의 재허가는 심사위 심의·결정 후 방통위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이뤄진다. 사실상 이진숙·김태규 2인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큰 구조다.
이번 재허가 심사는 시작도 전에 불공정 시비가 불거졌다. 이 위원장이 ‘민주당·민노총 브로드캐스트 코퍼레이션’ 표현을 써가며 공개 비난해온 MBC가 심사 대상에 포함된 여파다.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의 정당한 감시와 지적을 편향적이라고 몰아 재허가 심사를 공영방송 길들이기나 재갈 물리는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 위원장은 과거 MBC 간부로 재직하며 ‘공정방송 쟁취’ 파업 때 기자들의 공공의 적이 된 악연도 있다. 언론계 안팎에서는 방통위가 심사 의견서 작성, 최종 심사 평가표 제출, 전체회의 의결까지 모든 절차를 다음주 안에 마무리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 사실이라면, 탄핵 정국에 공영방송 재허가 문제까지 속전속결하려는 행태가 개탄스럽다.
적법성·공정성 시비가 큰 이진숙 방통위가 눈엣가시 같은 공영방송을 겨누며 재허가 여부를 결정하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방통위는 윤석열 정부 내내 품어온 ‘공영방송 장악’이란 헛된 꿈을 버리고, 지상파 재허가 심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