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인공지능(AI) 인재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최고기술관리자(CTO)급부터 기술개발 실무 인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금융 당국의 망 분리 제도 완화로 AI 접목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기술 내재화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조만간 AI 기술 활용 및 개발을 전담할 부행장을 선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내외부에서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AI를 비롯해 핀테크와 금융산업·데이터 등에 특화된 인재를 찾고 있다”며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외부 인사를 부행장급으로 영입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달 말 또는 내년 초 이뤄질 인사 개편에서 AI 전문 부행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105560)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네트워킹을 강화해 AI 우수 인재 선점에 나섰다. KB금융은 최근 KAIST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 설명회 및 교류회를 개최해 AI 사업과 방향성을 공유했다. KB금융과 KAIST는 ‘KB·KAIST 금융AI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금융AI 연구에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AI연구소를 신설한 신한은행은 자체 금융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 서비스 개발을 위한 경력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 등 AI 기반의 신규 금융 서비스 개발을 위해 경력 5년 이상의 전문직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플랫폼 역시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뱅크(323410)는 서비스 적용을 위한 LLM을 개발할 AI 전문 인재를 모집하고 있고 카카오페이(377300)는 선행 기술 태스크포스(TF) 산하에 8년 경력 이상의 AI 엔지니어 채용에 나서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AI 도입과 관련해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을 시작한 만큼 앞으로 금융권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서비스를 외부 기업과 협업 형태로 개발하더라도 유지·운영하고 발전시키려면 내부 인력이 필수적인 만큼 금융권의 AI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 등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외부 AI 서비스를 내부망과 연결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라며 “대형 금융사 입장에서는 외부 협력을 넘어 AI기술 내재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AI 인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