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삼성 가라비토가 홈이 아닌 1루로 던졌다면? PO 1차전 승부를 가른 결정적 한 장면

2025-10-19

야구에 만약이란 없다. 이미 벌어졌으니 돌이킬 수도 없으니까. 다만 복기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그래야만 다음에도 그런 상황이 생겼으니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한화와 삼성의 KBO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1차전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은 2회말 삼성 선발투수 가라비토의 홈 송구 선택이었다. 이 장면에서 가라비토가 홈 송구가 아닌 1루에 공을 던졌다면 아마도 승자는 한화가 아닌 삼성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경기 초반 기세는 삼성이 먼저 잡았다. PO 1차전 한화 선발은 코디 폰세.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 탈삼진 252개로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까지 모두 휩쓴 강력한 MVP 후보였다. 한화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선발카드를 상대로 삼성은 2회초 공격에서 디아즈의 안타, 김영웅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3루 찬스에서 이재현의 적시 2루타,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선취했다.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를 상대로 3점을 냈으니 삼성에게 단번에 기세가 기우는 건 당연했다.

그러나 이 기세는 얼마가지 못했다. 2회말 공격에서 무려 5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가라비토는 하주석, 김태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최재훈의 안타성 타구를 류지혁이 다이빙캐치로 걷어내며 1사 2,3루. 심우준의 짧은 3루 땅볼은 김영웅이 홈 송구를 택하며 하주석을 아웃시키며 2사 2,3루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손아섭. 그러나 그의 타구는 빗맞았고, 홈 플레이트 앞에서 튕긴 뒤 데굴데굴 굴렀다.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야수는 투수 가라비토. 빗맞아서 1루로 던지기엔 타이밍이 늦었다고 생각했을까. 포수 강민호가 1루로 던지라는 사인을 했음에도 가라비토는 1루가 아닌 홈으로 던졌다. 그나마 송구도 소위 아리랑볼이라 불릴 정도로 완만하게 떠서갔고 포수 강민호의 머리 위로 갔다. 1루가 비었기 때문에 홈에서 포스 아웃이 아닌 태그아웃 플레이 상황이었다. 3루 주자 김태연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고, 강민호도 태그를 시도했다. 원체 송구가 높게 왔기 때문에 잡은 뒤 태그하는 데도 큰 동작이 필요했다. 원심은 세이프. 삼성의 비디오판독에도 세이프 판정은 유지됐다.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낼 수도 있는 상황이 3-1, 2사 1,3루 위기가 이어졌다. 흔들린 가라비토는 리베라토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가 됐다. 그리고 문현빈에게 우측 담장의 8m짜리 벽 몬스터 월을 직격하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3-4. 한화의 역전이었다. 가라비토는 노시환에게도 적시타를 맞으면서 3-5로 스코어는 벌어졌다.

물론 이후 삼성 타선은 폰세를 공략해 3회에 2점, 4회에 김태훈이 솔로포를 터뜨리며 6-5를 만들어내긴 했다. 그러나 결국 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접전 끝에 8-9로 패했다. 결과론이지만, 가라비토가 홈 송구가 1루 송구로 손아섭을 아웃시켰다면? 삼성의 무난한 승리였을 수도 있다. 아마도 삼성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패한다면 가라비토의 홈 송구 하나가 그르치게 될 게 분명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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