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수장들이 밝힌 트럼프 ‘관세폭탄’ 대응은

2025-01-12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찾은 국내 주요 기업 수장들은 향후 통상 정책 변화에 대비해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세워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보편관세 부과, 수출통제 강화 등을 예고해 국내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SK 전시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대미 투자 기조나 사업 변경 계획을 묻자 “인공지능(AI) 쪽에 투자한다고 보면 그건 AI 산업에 관련된 것이지 트럼프 정부와 별 관계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SK그룹은 북미 대관 콘트롤타워인 ‘SK 아메리카스’를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 공략에 나선 상태다.

미중 갈등 심화에도 중국 시장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중국 시장은 생산 관점에서 보냐, 시장 관점에서 보냐에 따라 다르다”면서 “누가 (중국이) 생산 거점으로 역할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철수할 수는 있어도 시장 관점에서 아직 크기 때문에 그 자체를 전부 포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고 투자한 걸 회수하거나 다른 데에 전략적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중국 시장 전체에서 ‘철수한다, (혹은) 안한다’라고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 세계를 상대로 보편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강화 정책을 예고하면서 한국 가전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이 수입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을 때 삼성전자·LG전자는 현지 생산 공장 준공 일정을 앞당기며 오히려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 일도 있어 국내 기업의 대응 전략도 중요한 상황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7일 “알다시피 공장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 부회장은 “삼성이 가장 잘하는 것은 글로벌 공급망”이라며 “부품 공급부터 제조에서 소비자에게 가는 루트가 잘 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혁신시켜서 빠르게 하면 큰 무리가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고환율 등 이슈별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최적의 대응책을 찾는 ‘플레이북’을 준비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트럼프가 부임하고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생산지 조정, 생산지 간 스윙 생산이라고 해서 같은 모델을 여기저기서 생산하는 체제 등 옛날 동화에 나오듯 여우에게 쫓길 때마다 열어보는 복주머니처럼 플레이북을 가지고 (대응) 방법을 준비해 놨다”고 말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역시 “트럼프 정부든 어느 정부든 우리가 잘 준비하면 된다”고 했다. LS그룹 지주사인 ㈜LS의 미국 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는 최근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 성공했다. LS전선은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도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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