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SK쉴더스가 다양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대기업 수준의 보안 체계를 '설루션'으로 확장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으로 고도화한 보안 플랫폼을 기반으로 중소기업과 공공기관 등 산업 다방면에서 사용 가능한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으며 보안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는 보안 기술의 기초가 되는 관제 플랫폼 '시큐디움'에 AI 기술을 더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시큐디움은 고객사 장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하루에 들어오는 데이터만 79억 건에 달한다. 이는 사람이 직접 확인하기엔 불가능한 수준으로, AI가 위험 여부를 실시간으로 판별해 위협 여부를 걸러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는 SK쉴더스의 MDR(관리형 탐지 대응) 체계의 토대가 된다. MDR은 사이버 공격이 발생하는 즉시 탐지하고 대응하는 서비스로, 단순 경보 확인을 넘어 실시간 방어 체계로 진화한 개념이다. 기존 엔드포인트 위협 탐지 서비스(EDR)를 확장한 XDR(확장 탐지 대응)까지도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SIEM(보안정보 이벤트 관리) 엔진과 SOAR(보안 자동 대응) 시스템을 도입해 위협 탐지와 대응 속도를 끌어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AI 기술이 위협 여부를 빠르게 감지하면서 기초 데이터로 활용되고, 이는 MDR과 XDR 같은 차세대 기술의 기반이 된다"고 설명했다.
SK쉴더스는 이 같은 관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보안 설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부터 공공기관까지 손쉽게 고도화한 보안 체계를 이용할 수 있는 설루션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보안 전담 인력이 부족한 기업을 위한 '랜섬웨어 대응 패키지'와 '기업 비밀 보호 서비스' 등을 구독형으로 제공해 비용 부담을 낮춘 것이 있다.
최근에는 AI 회계 설루션 경리나라와 연계한 보안 서비스까지 내놓으며 경영과 보안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선 해킹사고 직후 수습 체계가 잘 갖춰지지 않은 곳들이 많다"며 "MDR 구독 서비스로 사고 예방은 물론 사고 발생 직후 조치까지 대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은 대기업 협력사와 하청 업체로 알려졌다. 이들은 원청 대기업이 제시하는 까다로운 보안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SK쉴더스는 대기업과 오랜 협업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보안 체계를 빠르게 맞춤으로 구축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선 클라이언트가 제시하는 보안 기준을 충족해야하는 경우가 많다"며 "SK쉴더스는 대기업 보안 경력이 길고 관련 데이터가 많아 고객이 원하는 보안 기준을 보다 잘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SK쉴더스는 국내 사이버 보안 기업 중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문별 매출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시장에선 SK쉴더스가 지난해 사이버 보안 부문에서 업계 2~4위를 합친 것보다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는 2000년 SK인포섹(ADT캡스 합병 전) 출범 이후 20여 년간 축적된 기술력과 운영 경험이 뒷받침된 결과다.
SK쉴더스는 급속 성장하는 시장 흐름에 따라 사이버 보안 맞춤형 설루션을 지속,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지니스 인사이트는 세계 사이버 보안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937억 달러(한화 약 269조 원)에서 오는 2032년까지 약 5628억 달러(약 781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4.4% 수준이다.
AI 기술을 접목한 관제 플랫폼과 중소기업 맞춤형 구독 서비스, 대기업 수준의 보안 기준 충족 역량까지 갖춘 SK쉴더스가 보안 플랫폼의 대중화를 이끄는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