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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이색적인 인사를 단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9경기에서 2승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첼시가 럭비리그 스타 윌리 이사(36)를 선수 지원 담당자로 영입한 것이다.
첼시는 지난달 영국 럭비 슈퍼리그 위건 워리어스에서 활약한 이사를 선수 지원 및 정신적 멘토 역할로 영입했다고 밝혔다고 디애슬레틱이 20일 전했다. 이사는 위건에서만 8년간 10개 주요 대회를 제패한 베테랑 선수다. 그는 지난해 10월 위건과 2년 재계약을 맺었지만 첼시의 갑작스러운 제안을 받고 현역에서 은퇴, 축구계로 전향했다.
위건을 이끌고 있는 맷 피트 감독은 이사에 대해 “그는 경기장에서는 거칠지만, 라커룸에서는 동료들을 보살피는 리더”라며 “첼시 선수들은 이사의 존재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트 감독은 “이사는 첼시 선수들의 억대 연봉이나 자존심에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첼시가 비축구 인사를 데려온 것을 두고 팬들 사이에선 의구심도 적지 않다. 토드 보엘리-클리어레이크 컨소시엄이 구단을 인수한 2022년 이후 각종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이 이어지며 구단 운영 방향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첼시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불투명하다. 첼시 관계자는 “이사의 경험은 선수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가 맡은 영역은 전술과는 별개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트 감독은 “이사는 현역 시절에도 팀원들의 어려움을 살뜰히 챙겼다”며 “첼시에 가서도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우며 경기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영입은 지난해 10월 부임한 브라이스 카바너 퍼포먼스 디렉터가 주도했다. 카바너는 럭비 유니언과 넷볼 등 비축구 종목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로,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서도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