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가 지난 15년간 5500억원이 넘는 해외사업을 수주했지만, 3건 중 2건꼴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37개 해외 사업 중 23건(61%)이 적자로, 누적 수익이 102억원, 15년간 누적 수익률은 3% 수준에 그쳤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실이 인국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2024년 인국공은 17개국을 대상으로 37개 사업을 수주했다. 중동·러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의 공항 건립 관련 컨설팅 사업을 주로 하다가 2020년대부터 위탁운영·투자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렇게 수주한 해외사업의 총 규모는 4억690만 달러(약 5780억원)에 달한다.
최초 수주는 지난 2009년 2월의 이라크 아르빌공항 운영지원 사업이었고, 쿠웨이트공항 제4 터미널 위탁운영과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투자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주요 컨설팅 및 투자개발 사업 등에서 큰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3~15년 진행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공항 컨설팅 사업은 수익률이 -76%로 완료된 사업 중 성과가 가장 저조했다. 투자한 원금의 4분의 3 이상을 날렸다는 의미다. 현지 공항 확장공사 건설사업관리 관련 컨설팅을 진행해 8억7000만원가량의 수익이 발생했지만, 이 컨설팅 수주를 위해 현지 및 본사에서 투입한 비용과 인건비 등을 포함해 산출한 실제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됐다는 설명이다. 캄보디아 시엠립 신공항 ICT컨설팅, 이란 이맘호메이니공항 기술 지원 사업의 수익률도 각각 -56%, -47%로 적자 폭이 컸다.
현재 진행 중인 투자개발 사업도 성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초 인국공이 주요 수주 성과로 내세운 필리핀 마닐라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 개발운영사업은 -164% 적자 상태다.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공항 투자개발 사업도 -46%다.

이에 따라 지난 15년간 인국공은 해외사업에서 3025억원의 매출액을 거뒀지만 투입비용 2903억원과 지분법손실 19억원을 감안하면 누적 수익(영업이익)이 102억원 정도에 그쳤다. 누적 수익률도 평균 3.4%다. 특히 현재 해외사업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쿠웨이트공항 제4터미널 위탁운영 사업이 내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적자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해외사업 성과가 저조한데도 인국공은 올해 2월 1개였던 해외사업 관련 부서를 2개로 확대, 거의 배에 가까운 인원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태영 의원은 “인국공이 해외사업 수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상당수 사업이 적자를 기록했고, 15년간 누적 수익률도 3%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적자인 해외사업에 추가 인력을 투입할 게 아니라 영업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인국공은 제출 자료에서 “영업이익률은 사업초기(2009∼2017년)에는 연평균 -0.6%로 저조한 점이 있었으나, 2018년 이후부터는 장기 대규모 사업을 통해 연평균 4.1%로 개선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투자개발 사업은 2040년대까지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장기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