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울병원 신경외과 박수정 교수 인터뷰
뇌종양, 노화 혹은 다른 암 전이로 발생
두통 대표 증상이지만 종양 부위 따라 천차 만별
뇌 압박한다면 양성이라도 수술해야
종양 작거나 수술 부위 위험하다면 방사선 치료
치료 성적 좋아져… 생존기간 2배로 늘기도
서울경제TV '지금, 명의' 뇌종양 편
오늘 밤 9시 방영···유튜브 시청 가능

뇌에 생긴 암(癌)은 ‘암’이라 부르지 않는다. ‘악성뇌종양’이라고 부른다. 병기도 암처럼 1~4기로 분류하지 않고, ‘등급’으로 나눈다. 1~2등급은 양성뇌종양이며, 3~4등급을 악성뇌종양이라 분류한다.
뇌종양의 치료 성적은 양성인지 악성인지, 뇌에서 처음 생긴 ‘원발성’인지 다른 장기의 암이 전이된 ‘전이성’인지에 따라 다르다.
뇌종양의 가장 근치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그러나 악성뇌종양은 수술이 잘 됐더라도 암세포가 뇌를 파고들어 재발이 잘 된다. 반면 양성뇌종양은 종양 크기가 크더라도 전이가 잘 안되고 수술로 제거하면 뇌기능이 다시 복원된다. 원발성은 항암제가 잘 안 듣는 편이지만 전이성 뇌종양은 항암제가 잘 듣는다.
다양한 치료 전략을 세워야 하는 뇌종양의 수술 명의 이대서울병원 신경외과 박수정 교수가 25일 오후 9시 방영되는 서울경제TV ‘지금, 명의’에 출연한다. 박수정 교수는 국내에 드문, 뇌종양 수술을 활발히 집도하는 젊은 여성 명의다. 섬세하고 꼼꼼한 수술 실력에 결단력을 갖춘 그를 만나 뇌종양의 특성과 치료법에 대해 물었다.
◇뇌종양, 노화로 발생…다른 암 전이된 경우도
뇌종양의 발생 원인은 일부 유전적 요인이 밝혀졌지만, 비중이 크진 않다.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노화에 따른 돌연변이 축적이다. 다른 곳에서 생긴 암이 혈류를 타고 뇌에 전이된 전이성 뇌종양의 경우는 암이 원인이다.
뇌종양은 뇌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뇌압 상승과 관련된 두통, 어지럼, 구역·구토, 시력 불편(안압 상승) 같은 것이다. 뇌종양 발생 위치별로 발생하는 편마비, 언어장애, 인지저하, 보행 이상, 경련 등 같은 특이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젊은 환자에서는 경련이 잘 발생한다.
박수정 교수는 “두통은 굉장히 흔한 증상이지만, 진통제에도 효과가 없는 두통이 지속된다면 한번쯤은 뇌종양을 의심하고 MRI를 찍어 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진단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영상 검사다. 병변과 정상조직과의 명확한 대비를 위해 체내 조영제를 주입해서 MRI를 찍는 것이 표준 검사법이다. 응급 상황에선 빠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CT를 먼저 촬영하기도 한다. 양성과 악성을 가르는 ‘확진’은 결국 조직검사를 해야 알 수 있는데, 조직검사는 수술을 통한 조직 채취로 이뤄진다.
◇뇌종양 기본 치료는 ‘수술’
뇌종양은 양성이든 악성이든 수술이 기본적인 치료다. 두개골을 여는 개두술로 거의 진행되며, 현미경·내시경·네비게이션 등 기구를 이용해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고 흉터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 수술을 하는 경우도 일부 있다. 코 뒤편에 뇌하수체 종양이 있는 경우다. 이 때는 코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 병변을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방사선으로 치료할 수도 있다. 사이버나이프·감마나이프 같은 방사선 치료인데, ‘방사선 수술’이라고 불릴 정도로 치료율이 높다. 박수정 교수는 “1.5cm 안팎의 작은 종양, 주변 부종이 거의 없는 경우에 방사선 치료를 고려해 본다"며 “방사선 치료의 목적은 뇌종양이 더 이상 크지 않게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수술이 위험하거나 접근이 불리한 위치, 고령·동반질환 등 수술 부담이 큰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가 좋은 대안이다. 최근엔 성공률이 90% 이상으로 보고될 정도로 치료가 정교해졌다.
항암제·면역치료 효과는 전이성 뇌종양이 더 좋다. 뇌에 전이되기 전 처음 발생한 암종에 따라 쓸 수 있는 약물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반면 원발성 뇌종양은 사용할 수 있는 항암 옵션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악성뇌종양, 적극적 치료로 생존기간 늘어
양성뇌종양은 평균 5년 생존율이 80%가 넘는다. 종양이 계속 크거나 뇌를 압박하면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만 잘된다면 완치가 가능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
악성뇌종양의 5년 생존율은 15~40%로 떨어진다. 특히 교모세포종은 평균 생존이 1년 남짓으로 악성도가 높았지만, 광범위·근치적 절제에 방사선·항암을 더하면서 2년 이상으로 생존기간이 2배 이상 길어졌다. 박수정 교수는 “무엇보다 환자가 의식을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큰 의미”라며 “악성뇌종양은 재발이 잘돼 요즘은 ‘완치’ 대신 병이 진행하지 않는 ‘관해’ 상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빨리 발견하면 일상 복귀 가능
뇌종양은 그 어떤 암보다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생긴 뒤 병원에 오면 근치적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뇌 MRI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무증상 상태에서 조기 발견하는 비율이 증가했다. 박수정 교수는 “완전 절제가 가능한 초기 양성 종양은 사망률 1~2% 미만이고, 일상 복귀율 90% 이상”이라며 “반대로 두통·구토·경련 등이 나타나 뒤늦게 뇌종양을 발견했디면 수술 가능률이 50% 이하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두통·구토·경련 등의 증상들이 자주 나타나는데, 약으로 조절이 안된다면 뇌종양을 한번쯤 의심하고 뇌 MRI를 찍어볼 것을 권했다.
악성뇌종양의 경우 치료 가이드라인과 약제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박 교수는 “악성뇌종양 환자들은 절망하지 말고 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규칙적 운동, 정상 체중 유지, 두뇌를 쓰는 작업·인지 재활 같은 일상활동이 환자 예후에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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