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자체 칩을 만든다고? 그렇다면 삼성만한 파트너가 없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 글로벌 IT 산업을 움직이는 거물 3인방의 깜짝 회동은 4일 하루 재계를 달군 뜨거운 이슈였다.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과 손정의 회장의 방한 자체만으로도 대형 이벤트인데, 항소심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회장이 경영 행보를 재개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이날 세간의 이목은 온통 삼성으로 쏠렸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화젯거리도 많았다. 다만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탓에 이들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는데, 과연 어떤 얘기가 오갔을지 올트먼의 아들 챗GPT에 물었다.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방위 협업으로 독자 생태계 구축"
챗GPT가 가장 먼저 꼽은 키워드는 단연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였다. 오픈AI가 소프트뱅크 등과 손잡고 미국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한 직후인 데다, 자체 반도체 칩으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게 올트먼 CEO의 오랜 염원이기 때문이다.
그런 오픈AI의 니즈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력, 소프트뱅크의 자금이 모이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챗GPT는 봤다. 덧붙여 소프트뱅크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 지분 9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갤럭시 AI 고도화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가속화"
챗GPT는 삼성전자와 오픈AI의 연합 전선이 반도체에 그치지 않고 세부 제품의 영역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에 주목했다. 오픈AI의 모델을 접목해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고도화하는 식의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삼성과 오픈AI가 나란히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콜옵션을 행사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오픈AI 역시 최근 새로운 로봇팀 구성에 착수했는데, 맞춤형 센서와 AI로 인간과 유사한 지능의 로봇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 자체 칩 개발 정중동···삼성이 조력자로 나설 수도"
아울러 챗GPT는 오픈AI의 반도체 개발에 삼성과 소프트뱅크가 힘을 보태는 형태의 파트너십도 점쳤다. 삼성전자는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는 반도체 파트너 역할을 하고, 소프트뱅크는 ARM을 통해 AI 칩 아키텍처를 제공하며, 오픈AI는 최적화된 AI 모델을 모바일·데이터센터에 적용하는 식의 협력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올트먼 CEO는 일본 방문 당시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할 생성형 AI 전용 단말기와 운영에 필요한 반도체를 독자 개발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와 관련 손정의 회장은 회동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스타게이트) 업데이트와 모바일 전략, AI 전략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삼성은 훌륭한 파트너이며, 앞으로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