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사업 진출 하이트진로, 두 번째 M&A 나선다 [시그널]

2025-10-15

하이트진로그룹이 지난해 화장품 기업 비앤비코리아 인수 후 두 번째 화장품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성장 산업으로 평가되는 화장품을 새 먹거리로 키우는 동시에 서영이앤티에 얽힌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하려는 카드로 풀이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은 화장품 업체 매물을 살펴보기 위해 물밑에서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자문사 등과 접촉 중이다. 인수 주체가 될 그룹 계열사는 서영이앤티다. 적게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 이상의 중소형 매물이 주요 타깃이다.

서영이앤티는 지난해 SKS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화장품 제조사 비앤비코리아를 1200억 원에 인수했다. 비앤비코리아는 2010년대 중반 ‘마유크림’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업체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현재는 달바글로벌 등 유수의 화장품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비앤비코리아는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에 시동을 걸었다.

화장품 기업 인수는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다목적 카드로 해석된다. 서영이앤티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이 지분 58.44%를 보유해 승계를 위한 핵심 계열사다. 그동안은 하이트진로에 생맥주 냉각기 등을 공급하며 실적을 확보했지만 서영이앤티의 내부 매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있다. 지난해 기준 내부 거래로 발생한 매출 비중은 35.47%로 공정거래위원회가 7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IB업계에서는 서영이앤티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기업가치를 높일 일석이조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비앤비코리아는 지난해 말 매출 765억 원을 기록했는데 서영이앤티는 비앤비코리아 인수로 외부 매출을 늘리면서 내부 거래 비중을 줄였다. 추후 화장품 기업 추가 인수에 성공한다면 내부 매출 비중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이 점을 감안하면 중소형 매물 중에서도 매출 규모가 큰 매물이 유력한 인수 선택지가 될 것이라는 게 IB업계 관측이다.

인수 의지와는 달리 서영이앤티의 자금 동원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은 38억 원이었다. 올 들어 추가 현금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대형 매물을 소화할 정도로 자금이 넉넉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PEF 운용사와 손잡고 공동 인수에 나서거나 금융사로부터 대규모 인수금융을 조달하는 등 레버리지 전략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비앤비코리아 인수 당시에도 서영이앤티는 인수대금 1200억 원 중 절반 이상을 키움증권의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그룹 기업의 성장을 위해 추가적인 화장품 M&A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서영이앤티의 비앤비코리아 인수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비앤비코리아 이후 여러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딜은 없다"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