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드라마’가 결말로 향하고 있다. 목적지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토론토 등 3개 팀으로 압축됐다. 사사키 로키(24)가 어느 팀 유니폼을 입을지는 이르면 오는 16일(현지시간) 결정된다. 메이저리그(MLB)의 2025시즌 국제 FA 계약이 이날부터 시작된다. 시한은 24일까지다. 가능성은 작지만 사사키가 23일까지 계약을 하지 못하면 일본프로야구(NPB) 소속팀 지바 롯데로 복귀한다.
한때 20개 팀 가까이 사사키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이번 겨울 내내 사사키는 뜨거운 감자였다. 원소속팀과 갈등 끝에 포스팅 자격을 따냈고, 곧장 그는 FA 시장 최고의 매물로 떠올랐다.
20대 초반 젊은 나이네 키 1m92의 신체조건도 탁월하다. 일본에서 이미 최고 투수로 성장했지만, 가진 조건이 워낙 좋아 더 성장할 여지도 충분하다. 빠른공은 최고 160㎞를 웃돌고, 포크볼 위력은 그 빠른공 이상이라는 평가다.
ESPN 패널들은 사사키가 MLB에서 어느 정도 위력일지를 전망했다. 강속구와 떨어지는 공 조합이라는 점에서 로저 클레멘스, 커트 실링 등 전설적인 투수들을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데뷔 시즌부터 압도적인 위력을 과시한 폴 스킨스와 비교하기도 했다.
불안요소가 아예 없지는 않다. 지난해 사사키의 빠른공 평균 구속은 155.9㎞였다. 2023년 159.1㎞에 비해 3㎞ 이상 떨어졌다. 슬라이더 구속도 140.9㎞에서 134.6㎞로 떨어졌다. 구속 뿐 아니라 공의 움직임까지 퇴보했다는 평가다. 내구성도 검증이 필요하다. 일본에서 4시즌을 뛰는 동안 사사키는 한 번도 130이닝을 던진 적이 없다. 2022년 129.1이닝이 최다 기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키의 매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구속 감소 등은 약간의 폼 조정만으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ESPN 패널들은 내다봤다. 지바 롯데와 포스팅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정신적 문제까지 겹쳤다는 지적 또한 나왔다.
뜨거운 기대치 속에 사사키를 품에 안을 팀도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앞서 사사키와 만났던 팀들 중 양키스와 메츠 등 뉴욕 2개 팀과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텍사스가 이미 탈락 통보를 받았다. 영입 레이스 초반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았던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남았고, 여기에 토론토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최근 사사키 영입전에 ‘미스테리 팀’이 나타났다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미스테리 팀의 정체가 다름 아닌 토론토였다. 디어슬레틱은 지난 주말 토론토가 사사키와 면접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리그 최고의 팀이고, 샌디에이고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사사키의 멘토로 함께 했던 다르빗슈 유가 있다. 이들에 비해 토론토가 내세울 수 있는 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지난해 74승 88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고, 사사키가 강조했던 내부 육성 시스템 평가도 좋지 않다. 팀 핵심자원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장기 연장 계약에 실패하는 등 투자 역시 빅마켓 팀들과 비교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토론토는 면접 이후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토론토도 ‘믿는 구석’은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