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尹 계엄령 선포로 미국과의 동맹 시험대 올랐다"

2024-12-03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 계엄령 선포로 민주주의를 중시해온 미국과 한국과의 동맹이 수십년 만에 가장 큰 시험에 직면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평가했다.

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틀로 외교 정책을 펼치면서 러시아, 중국,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 한국과 군사 협력을 강화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를 어떻게 다룰지 '힘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NYT는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였다"며 "강력한 권위주의 국가들이 민주주의 국가들과 경쟁하는 이 지역에서 한국이 민주주의의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민주주의 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국의 계엄령은 특히나 뼈 아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2월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제1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한 바 있다. 러시아,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에 맞서 민주주의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3월 2차 정상회의를 한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와 공동 주최했다. 미국 밖에서 처음으로 열린 3차 정상회의는 한국이 2024년 3월 서울에서 단독으로 주최했다.

당시 3차 정상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한국이 정상회의를 주최한 데 대해 "가슴 뭉클한 일"이라며 한국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굳건하고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이자 세계 민주주의의 챔피언"이라고 말했다.

NYT는 "2022년 대선에서 간신히 승리한 윤 대통령의 국내 지지율이 낮다"면서 "야당과 의회를 겨냥한 그의 행동은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막으려고 시도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조작'을 주장하고 있다. 그가 부추긴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6일 바이든 대통령 승리 인증을 막으려고 연방의사당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NYT는 미국 내에 이런 반(反)민주주의 세력의 부상이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강화하려고 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한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놀란 것으로 보였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계엄령 선포 몇 시간 만에 낸 짧은 성명에서 "미국은 이 발표를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며 우리는 한국에서 우리가 목도하는 상황 전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NYT는 "워싱턴DC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시점에 계엄령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로 전환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밖에 있어 이때를 선택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 앙골라에서 한국의 계엄령에 대해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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