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비용 20억파운드(약 3조 7582억 원), 좌석 10만개, 200m 높이 조형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5년 후 완공할 홈구장 모습이다. BBC는 “맨유 구단 공동 소유주 짐 래트클리프가 ‘세계 최고 축구 경기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맨유는 새로운 홈구장 건설할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건축 설계를 맡은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에 따르면, 새 경기장은 기존 올드 트래포드 인근에 위치하며, 우산형 지붕과 200m 높이 ‘삼지창’ 구조물이 포함된다. 트라팔가 광장 2배 크기로 공공 광장이 조성되며, 태양광 패널과 빗물 수집 시스템을 활용해 친환경적인 요소도 고려됐다. 물론 기존 올드 트래포드는 철거된다. 구단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혁신적인 경기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맨체스터 운하를 통해 경기장 부품을 운반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5년 안에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맨유는 새 경기장 건설 비용을 20억파운드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구단은 10억파운드 이상 부채를 안고 있다. 래트클리프는 “정부 지원 없이도 경기장 건설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맥과이어는 “맨유는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대규모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구단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토트넘이 새 경기장 건설로 인해 대출 이자가 연간 4600만파운드(약 864억원)로 증가한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새 경기장이 글로벌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팬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맨유서포터즈트러스트(MUST)는 성명을 통해 “구단이 경기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티켓 가격이 상승해 지역 팬들이 경기장에 접근하기 어려워지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금도 시즌권 대기 명단이 수만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새 경기장이 진정으로 팬들을 위한 공간이 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일부 팬들은 “구단은 경기장 건설보다 선수 영입과 경기력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근 몇 년간 맨유는 꾸준히 유럽 무대에서 부진했고 프리미어리그 우승도 2013년이 마지막이다. BBC는 “과연 맨유는 새 경기장과 함께 다시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아니면, 화려한 경기장 건설에 몰두한 나머지 팀 성적과 팬들의 신뢰를 잃게 될까”라며 “맨유의 미래를 결정할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