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 ‘전쟁 중’ 러시아보다도 뒤처졌다···불법계엄이 쏘아올린 ‘탈한국’

2025-05-18

상위 30위권 국가 중 17위···전년보다 4계단 하락

지난해 4분기엔 코로나19 때 이후 처음 ‘마이너스’

지난해 불법계엄 등의 여파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크게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투자와 국내 기업의 해외 이전의 영향으로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자본유출이 가속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투자액(직접투자 및 증권투자)은 371억8400만달러로 전년(561억7700만달러)보다 33.8%나 줄어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와 비교할 때, 한국의 외국인 국내투자액은 경제 규모 상위 30위권 국가 중 17위 수준으로 전년(13위)보다 4순위 떨어졌다. 한국보다 외국인의 투자액이 적었던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국들은 지난해 투자액이 크게 늘면서 한국을 앞질렀다.

불법계엄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4분기 외국인이 오히려 투자를 ‘회수’하면서 한국에서 떠나간 영향이 컸다. 지난해 4분기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1억7800만달러 감소해 분기 기준 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2020년 1분기(-4억59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IMF 구제 금융을 받는 아르헨티나(-1억8700만달러)나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7억8600만달러)보다도 투자 유출액이 컸다. 정치적 혼란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뜻이다.

반면 내국인과 기업의 해외투자액은 1208억3800만달러로 전년보다 55.7%나 급증했다. 직접투자는 485억8900만달러로 51% 늘었고 증권투자는 722억4900만달러로 59.1%나 폭등했다. 미국 정책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 공장을 짓고, 부진한 코스피 대신 투자자들이 폭등한 미국증시에 쏠린 영향이다. 지난해 한국 내국인의 해외투자액 순위도 13위에서 10위로 세 단계 올랐다.

외국인의 투자는 줄어드는 반면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크게 늘면서 외국인 국내투자액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액을 뺀 자본유출 규모도 크게 늘어났다. 전년에는 214억1900만달러가 유출됐지만 지난해엔 836억5400만달러가 유출돼 자본유출 규모가 4배가량 불어났다. 자본유출 규모가 커지면 환율이 뛰고(절하) 투자가 줄어 국내 경기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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