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종 논설실장

역사 속 명마(名馬)는 대부분 불세출의 영웅 이야기에 등장한다.
이들 명마들은 후대의 기록에 의해 전설적 이야기들이 전해지며 ‘신화적 존재’로서의 경외감까지 불러일으킨다.
▲서양의 명마 중 대표적인 것은 고대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의 애마 ‘부케팔로스’다.
부케팔로스는 ‘황소의 머리’라는 뜻으로, 말 이마에 있는 점이 황소의 뿔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알렉산더 대왕은 12세 때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날 정도로 난폭한 이 말을 직접 길들여 애마로 삼았다.
부케팔로스는 알렉산더 대왕과 수많은 전장을 누비고, 인도 원정에서 죽었다.
11세기 스페인 왕위전쟁의 혼란 속에서 무슬림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영웅, 엘시드의 애마 ‘바비에카’도 명마로 인정받는다.
▲동양에는 중국 삼국지의 맹장 여포의 애마 ‘적토마’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정사(正史)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삼국지연의)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정사에는 ‘인중여포 마중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兎)’, 즉 ‘사람 중에는 여포가 있고, 말 중에는 적토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소설 삼국지는 적토마를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명마’로, 여포와 관우의 애마로 기술하고 있다. 소설 속 적토마는 동탁이 여포에게 선물했고, 10년 후 여포를 사로잡아 처형한 조조가 관우에게 넘긴다.
중국 진(秦)나라 말기, 한나라를 세운 유방과 ‘초한대전’을 벌였던 항우의 애마 ‘오추마’도 명마로 손꼽힌다. 오추마는 사마천 ‘사기’ 항우본기 편에 나온다. 흑룡이 말로 변한 것을 항우가 제압, 자신의 애마로 삼았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6·25 전쟁의 영웅으로 미국 해병대의 전설이 된 명마 ‘레클리스’는 제주마의 후손이다.
한국산 경주마로 원래 이름이 ‘아침해’였던 레클리스는 미 해병대에 의해 전선에 투입됐다.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 전투에서 포탄이 빗발치는 고지를 380여 차례 오르내리며 탄약과 부상병을 실어 날라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그 공로로 레클리스는 미 해병대 역사상 최초로 하사 계급장을 받은 동물이 됐고, 훈장도 10개 이상 받았다. 미국 라이프(LIFE)지는 레클리스를 ‘미국 100대 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스스로 영웅이 된 레클리스는 지난 주말 열린 제주마 축제의 주인공으로 부활했다.




![[포토] 정려원 '완벽한 미모'](https://img.segye.com/content/image/2025/10/27/20251027514974.jpg)



![[빅픽처] '마작', 막막하지 않은 청춘은 없다…부유하는 청춘의 초상](https://img.sbs.co.kr/newsnet/etv/upload/2025/10/17/30001021252_128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