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때리자…중국 OEM 공장 ‘틱톡 직판’ 급증

2025-04-24

“이 레깅스, 루루레몬 정품과 같은 생산라인에서 만들었어요. 단 5달러!”

최근 미국 SNS, 특히 틱톡(TikTok)에서 중국 공장 직판 영상을 내세운 콘텐츠가 바이럴되고 있다. 이들 영상은 주로 중국 이우(Yiwu) 공장에서 명품 브랜드 제품과 ‘같은 품질’의 제품을 단돈 몇 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최대 145%)를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명품 공장? 영상 속 주장은 ‘사실 아냐’

틱톡의 한 계정은 룰루레몬(Lululemon) 품질의 요가 팬츠를 중국 공장에서 직접 5달러에 판매한다며 “정품과 같은 생산설비에서 제작된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계정(@senbags2)은 에르메스 백이 즐비한 공장 내부에서 영상을 촬영하며, “우리는 명품 브랜드의 OEM 공장”이라며 “미국인들은 우리에게서 직접 싸게 구매하라”고 권유했다. 현재 해당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 언급된 브랜드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룰루레몬은 “해당 공장과는 일절 협업 관계가 없다”며 “위조품 구매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켄스탁(Birkenstock) 측은 “우리 신발은 전량 유럽, 주로 독일에서 제조된다”며 영상 속 공장을 “명백히 우리 공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국 내 ‘싼 맛 구매’ 열풍…그러나 위험성도

이같은 영상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 도매 플랫폼 DH게이트(DHgate)는 미국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2위에, 타오바오(Taobao)는 7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곧 시행할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혜택 폐지 움직임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미국은 800달러 미만의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하고 있으나, 이 기준이 조만간 폐지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구매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우선, 해당 제품은 정식 유통 경로가 아니기 때문에 반품·환불 및 품질 보증이 전혀 없다. 또한, 실제로 명품 브랜드들은 철저한 계약 조건 아래 제조를 외주화하며, 일반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어 영상 속 주장은 신빙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는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중국산 제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냄과 동시에,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에르메스는 최근 중국 내 수요 감소에 더해, 트럼프 관세 대응 차원에서 5월 1일부터 미국 내 가격 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오는 6월 15일까지 미국 내 사업부를 매각하지 않으면 퇴출당할 위기에 처해 있어, 향후 이 같은 영상 유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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